삼성그룹이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마무리하면서 앞으로 이어질 조직개편과 보직인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내실있는 긴축경영 의지를 분명히 나타내고 있는데 조직개편과 보직인사에서도 군살을 빼고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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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그룹은 4일 임원인사를 실시해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하고 조만간 계열사별로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그룹 계열사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는 이르면 다음 주 안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누가 맡을 것인가 하는 점이 주목된다. 삼성그룹은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그동안 윤부근 CE부문 사장이 겸직했으나 세대교체 차원에서 새로 임명하겠다고 이미 밝혔다.
생활가전사업부 안에서 김상학(52) 개발팀장 부사장, 박병대(56)전략마케팅팀장 부사장, 서병삼(58) 글로벌 CS팀장 부사장, 박종환(54) C&M사업팀장 부사장 등이 후보로 거명된다. 한국총괄인 배경태(57) 부사장도 하마평에 오른다.
조직개편 작업과 관련해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주목을 받는다.
미래전략실은 전략1팀과 전략2팀을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해 산하 6개 팀이 5개 팀으로 줄었다.
전략1팀은 삼성전자 등 전자관련 계열사를, 2팀은 금융을 제외한 비전자계열사를 담당했으나 화학계열사를 롯데그룹에 매각하는 등 전략2팀 산하 계열사가 줄면서 전략1팀과 통합됐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역할이 축소된 것이라기보다 불필요한 부분을 최소화하는 군살빼기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최근 삼성전자의 비서팀도 해체했다. 비서팀은 이병철 창업주 때부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까지 삼성그룹 오너를 보좌해 왔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입원이 길어지면서 비서팀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비서팀은 삼성전자 출신 이승구 상무가 팀장을 맡아 5~6명의 인력으로 최근까지 운영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팀 해체로 이 상무는 삼성전자 인사팀으로 복귀하고 나머지 인원도 각 계열사에 재배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개편은 계열사별로 다음 주 초부터 발표된다. 삼성전자는 다음주 중반 조직개편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개편과 보직인사가 마무리되면 삼성그룹 전체에서 짐을 싸는 퇴직임원 규모 등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퇴직임원은 실적이 부진했던 곳에서 무더기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대표적이다.
같은 계열사라도 사업부별로 희비가 엇갈린다. 삼성전자의 경우 무선사업부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부진했던 만큼 임원 퇴직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도 조직개편과 함께 사업부별 통합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 인력구조조정과 재배치의 폭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삼성그룹 전체에서 퇴직임원이 400명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부 임원들의 경우 11월말부터 개별적으로 퇴임통보를 받고 이미 퇴직준비에 들어갔다.
삼성그룹 조직개편과 보직인사가 올해 연말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스타일로 볼 때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조직개편과 보직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