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가 PC온라인게임 ‘엘리온’을 통해 카카오게임즈의 수익구조 안정화를 시장에 입증할 수 있을까?
5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엘리온의 성공 여부에 따라 카카오게임즈를 둘러싼 ‘기업가치 거품 논란’의 향방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엘리온은 12월10일 출시되는 대규모 PC온라인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다. 크래프톤이 개발했으며 카카오게임즈가 국내외 퍼블리싱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시가총액은 5일 종가 기준 3조6181억 원으로 상장 당일인 9월10일 시가총액 4조5680억 원과 비교해 20.7% 줄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당시 기업공개(IPO) 호황흐름을 타면서 기업가치가 너무 높게 산정됐다는 말을 들었다.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77.7% 늘었지만 지금도 다른 대형 게임사들과 비교하면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을 피하기 힘들다.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 지표인 주가 수익비율(PER)은 5일 기준으로 248.48배에 이른다. 넷마블(52.13배)과 엔씨소프트(35.51배) 등 대형게임사들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영업이익은 212억 원으로 중견게임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상장 직후 상한가를 2차례나 보였는데 수익구조에 따른 기업가치를 고려하면 주가 상승폭이 굉장히 컸다”며 “3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늘었지만 시장추정치(컨센서스)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남궁 대표도 최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20년 3분기는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사로서 더욱 큰 책임감을 갖추고 넓은 항해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지속성장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더욱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춘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퍼블리싱(게임 유통과 운영) 중심의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퍼블리싱을 맡은 모바일게임 ‘가디언테일즈’가 해외에서 흥행하면서 2020년 3분기 영업이익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77.7%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디언테일즈는 7월에 출시된 뒤 매출이 점차 줄어드는 하향 안정화 기간에 접어들었다. PC온라인게임부문의 해외 수익원 ‘검은사막’도 2021년 초에 북미·유럽 지역의 퍼블리싱 계약기간이 끝나는데 개발사 펄어비스가 재계약을 선택할지 불확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남궁 대표는 엘리온을 핵심 수익원으로 키우는 데 힘쓰고 있다. 남궁 대표는 8월 카카오게임즈 기업공개(IPO) 설명회에서 “엘리온의 논타깃 전투와 대규모 전쟁은 이용자에게 최고의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이사도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엘리온은 국내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시장에서도 많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PC온라인게임은 모바일게임과 비교해 흥행기간이 긴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엘리온이 올해 12월10일 출시된 뒤 흥행한다면 카카오게임즈도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엘리온에 바이투플레이(게임을 시작할 돈을 낸 다음 무료로 플레이) 방식의 부분유료화를 도입했다. 이 사업모델이 성공하면 역시 매출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엘리온의 바이투플레이 수익모델이 국내 이용자의 호응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며 “카카오게임즈의 중장기 기업가치와 2021년 성장의 방향성은 엘리온의 성공 여부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