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세계는 물론 한국의 경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4일 미국에서 대통령선거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각자 승리를 자신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우편투표의 개표가 남아 있어 선거결과가 빨리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 |
경제정책에서 두 후보 모두 미국 내 경기부양과 중국 압박을 추진한다는 큰 방향에서는 차이가 없다.
하지만 구체적 방법을 놓고는 생각이 다른 만큼 한국의 각 산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미국 내 경기부양 방법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은 법인세 등 조세 감면과 규제완화를 선호한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대규모 정부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부양과 증세를 주장한다. 구글, 페이스북 등 대형 플랫폼기업에는 독과점 규제 등 강경한 태도도 취하고 있다.
미국 내 투자방식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 위주의 투자와 외국을 향한 통상압력 등 기존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만큼 강한 보호무역 장벽을 세우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 압박 방법을 놓고도 두 후보는 생각이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의 관세 부과 등 중국을 향한 직접적 공격을 동원한 뒤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방식을 추진하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미국 산업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이든은 중국 주변에 미국의 동맹세력을 구축하고 기존 외교질서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정부로서는 중국 정부와 관계설정이 중요해 질 수밖에 없다.
에너지 정책도 두 후보가 정반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적 화석연료 산업에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 등 친환경에너지정책에 적극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한국 기업 가운데 반도체, 5G 등 정보통신기술(ICT)기업과 바이오헬스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산업인 만큼 한국 기업에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공급사슬 국내화 움직임과 관련해 공급사슬 탈중국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기업들에는 공급사슬의 탈중국화 추세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반면 미국의 보호무역 장벽이 높아지면서 철강, 자동차 등에서는 미국을 향한 수출이 녹록하지 않은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안에서 외국기업의 투자기회가 감소되면서 국내 건설기업의 미국 진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서) 미국 기업의 우선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며 “국내 건설 및 관련 업계의 미국 진출은 상대적으로 제한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가장 수혜를 볼 업종으로는 2차전지,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관련 산업이 꼽힌다.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점은 긍정적 요인이지만 바이든 후보가 중요하게 보고 있는 노동 문제 등은 미국 안에서 기업을 경영할 때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든 후보가 주장하고 있는 방향대로 정부의 재정투입을 통한 미국 소비시장 활성화가 나타나면 한국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산업연구원은 “트럼프의 재선보다 바이든의 당선에서 한국 경제성장률 상승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 경기 반등에 따르는 한국경제의 파급 영향은 수출 증가의 경로와 세계 경제회복 등을 통해 발생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