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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자금 자체조달, CFO 차진석 자신감 보여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0-11-04 15: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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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석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 인수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려면 무리없는 인수자금 조달이 이뤄져야 한다. 차 부사장은 그룹 내 여러 계열사를 거치며 재무관리 역량을 보여줬는데 회사 명운을 좌우할 중대한 과제 앞에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자금 자체조달, CFO 차진석 자신감 보여
▲ 차진석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이석희 사장은 4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텔 낸드사업 인수대금을 자체적 힘으로 조달하겠다고 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인텔 낸드 1차 인수대금 70억 달러의 절반은 보유 현금성자산과 향후 창출될 영업현금흐름으로 충당할 수 있다”며 “잔여부분은 차입금과 자산유동화 등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한국 기업 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인 10조3천억 원에 인텔 낸드사업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자금조달을 향한 여러 우려가 나왔다. 

반도체업계는 SK하이닉스 홀로 자금을 조달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SK그룹 차원의 유상증자, 외부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관측과 다르게 자체적으로 인수대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금액이 많다 보니 SK하이닉스가 무리하게 단독 자금조달을 하면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 재무를 책임지고 있는 차진석 부사장은 인수자금 조달에 자신감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10조 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자산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4조 원대 키옥시아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 사장도 자산유동화 가능성을 꺼내 여지를 뒀다.

그러나 차 부사장은 키옥시아 지분까지 매각하지 않아도 인수자금을 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차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키옥시아 투자금으로 인텔 인수대금을 대는 것은 옵션의 하나”라며 “굳이 조기에 키옥시아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아도 인수대금을 조달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차 부사장은 2018년 말 SK하이닉스로 옮겨 온 뒤 설비투자(CAPEX) 감소와 배당 축소 등 강도 높은 지출 통제로 불황 속에서도 재무 악화를 최소화했다.

그는 2019년 1월 SK하이닉스로 옮겨온 뒤 첫 번째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시장이 약세를 보여 장비투자를 지난해보다 40% 축소할 계획”이라며 “필요하다면 공정 전환속도를 늦춰 투자를 더 줄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겠다”고 말했다.

차 부사장은 2020년 1월에도 “작년 시황 악화로 현금 흐름이 대규모 마이너스로 전환해 주주환원정책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올해 시설투자는 작년 대비 상당히 감소할 것”이라며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노력으로 영업현금흐름은 2019년 상반기 마이너스에서 2020년 상반기 5조6천억 원 수준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2019년 말 2조3천억 원에서 2020년 6월말 3조9천억 원으로 늘어났다. 현재 보유 현금과 상반기 현금흐름만 합해도 1차 인수대금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가 보유한 현금과 현금흐름을 통해 인수자금의 절반까지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데에는 차 부사장의 관리 노력이 뒷받침된 셈이다. 차 부사장은 이런 기조를 유지하면서 추가 차입금 등을 확보해 인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 부사장은 엘리트 관료에서 SK그룹 내 재무 전문가로 자리잡은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공무원 출신임에도 기업 구조조정과 인수합병 등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텔 낸드사업 인수의 중요한 과제가 차 부사장에게 맡겨진 이유다.

차 부시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29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국세청을 거쳐 재정경제부에서 금융분야를 주로 맡았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외환위기 때 기업구조조정 등 중요 정책 업무에 참여하기도 했다.

2000년 SK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 금융신사업담당 상무로 영입됐다. 그룹 최연소 임원이었다.

이후 SK텔레콤으로 이동해 휴대폰 결제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했고 지주회사 SK에서 자금담당을 맡기도 했다.

차 부사장은 SK이노베이션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으며 재무관리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했다.

SK에너지의 석탄사업을 SK네트웍스에 매각하는 등 비주력사업을 정리해 자산을 효율화했고 시노펙·렙솔 등 글로벌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 미국 다우케미컬 에틸렌아크릴산사업 인수 등을 책임졌다.

특히 차 부사장이 SK이노베이션에 10년 가까이 몸담는 동안 SK이노베이션은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이 대폭 하락해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신용평가등급이 상향 조정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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