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모바일금융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카카오뱅크 컨소시엄과 K뱅크 컨소시엄에 각각 참여했다. 두 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모바일금융에서 앞서나가려 한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모바일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대응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 국민은행 우리은행, 인터넷은행으로 모바일금융 공략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서 금융데이터와 모바일금융 노하우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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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은 카카오톡을 통해 다양한 모바일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을 세웠다. 국민은행도 여기에 참여해 3800만 명 규모의 카카오톡 이용자를 잠재적인 고객으로 확보하게 됐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은 국민은행 14주년 창립기념식에서 “국민은행이 1등 은행으로 돌아가려면 모바일금융 환경에서 불러올 ‘적자생존’의 변화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 적이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모바일금융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며 “국민은행의 모바일금융 서비스역량도 확충할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모바일 전용은행 ‘위비뱅크’를 성공시킨 노하우를 K뱅크 컨소시엄에 활용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K뱅크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위비뱅크와 인터넷전문은행을 모두 활용해 모바일금융 시장에서 ‘투 트랙’ 전략을 펼칠 방침을 세웠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위비뱅크와 인터넷전문은행을 운영하면서 각 채널의 강점을 차별화하겠다”며 “모바일금융 시장이 안정화되면 한쪽에 집중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어 여러 채널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시중은행, 2차 예비인가 참여 고려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은 시중은행들도 모바일금융 서비스를 강화해 맞대응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12월2일 기존 모바일뱅킹을 리뉴얼한 ‘써니뱅크’를 선보인다. 써니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처럼 중금리의 신용대출을 주력 상품으로 삼으며 신한은행 고객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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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
KEB하나은행은 이르면 내년 1월 모바일 전용 은행서비스 ‘원큐뱅크’를 출시한다. KEB하나은행 고객은 원큐뱅크에서 지문이나 홍채 등 생체정보 인증시스템을 통해 간편송금과 중금리의 신용대출 등을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이르면 12월 말 개인고객과 기업고객을 통합한 모바일금융 서비스 ‘NH디지털뱅크’를 출범한다.
부산은행도 롯데그룹과 협업해 모바일 전용 은행서비스 ‘B뱅크’(가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2차 예비인가에 신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은행법이 개정될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했다.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 2차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을 세웠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파괴력이 크지 않다고 예상했지만 카카오와 KT가 적극 뛰어들어 판도가 바뀌었다”며 “시중은행들이 자체적인 모바일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도 참여하는 방안을 함께 저울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