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야놀자 대표주관사 자리를 따낼 수 있을까?
NH투자증권이 야놀자 상장 대표주관을 맡게 되면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미래에셋대우에 크래프톤 대표주관사를 내준 아쉬움도 일부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야놀자의 상장주관사 재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2021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상장 일정 및 주관사 선정, 상장 트랙 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상장주관시장에서 증권사 가운데 최강자 지위를 이어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상장주관실적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업가치가 최대 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크래프톤의 대표주관사로 최근 미래에셋대우가 선정되면서 NH투자증권은 상장주관실적 순위 경쟁에서 1위를 위협받게 됐다.
NH투자증권은 크레딧스위스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제이피모간증권과 함께 크래프톤 상장 공동주관사로 선정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 과정에서 공모주 물량 배정은 발행사가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며 “일반적으로는 대표주관사에 가장 많은 물량이 배정된다”고 말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에서는 신주의 20%가 일반청약에 배정됐는데 대표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은 64만8182주를 배정받았다. 이는 공동주관사였던 미래에셋대우(18만5195주)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를 공동으로 맡았던 반면 크래프톤은 미래에셋대우가 단독 대표주관사로 선정된 만큼 배정물량 차이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NH투자증권이 2021년에도 상장주관실적 격차를 좁히고 위상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조 단위의 대어급 기업 상장주관사 자리를 차지해야 하는 중요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여행·숙박 플랫폼 야놀자는 2019년 6월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올해 매출이 급증했고 흑자전환이 예상되면서 기업가치가 2조 원을 넘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야놀자 상장주관사 선정에는 기존에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대신증권, 외국계 증권사 1곳이 참여했지만 복수의 증권사가 추가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야놀자 상장을 두고 기존 5개 증권사 외에 복수의 증권사가 참여의사를 밝혔고 프레젠테이션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이 미래에셋대우를 제치고 야놀자 대표주관사 자리를 차지하면 정 사장은 크래프톤의 대표주관사 자리를 놓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월21일 열린 크래프톤의 상장주관사 선정 프레젠테이션에 정 사장을 비롯해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등이 모두 참석했다.
특히 정 사장은 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국정감사에 연이어 출석하는 등 큰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했고 결국 NH투자증권은 크래프톤의 공동주관사로 합류하게 됐다.
정 사장은 공동주관사 합류를 통해 어느 정도 체면을 지키는 데 성공했지만 NH투자증권이 상장주관 시장 최강자로 꼽히는 만큼 대표주관사 자리를 놓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2021년에는 기업가치가 조 단위인 대형 기업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상장주관실적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페이지, 원스토어, 현대카드 등의 대표주관을 맡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바디프렌즈, SK매직 등의 대표주관사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