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중국 반도체기업 칭화유니그룹의 지분 인수 제안을 거절하면서 오히려 칭화유니그룹의 협박전략에서 벗어나게 된 것으로 평가됐다.
칭화유니그룹은 경쟁업체에 잇따라 협력을 제안하며 세계 반도체기업들을 위협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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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SK하이닉스가 중국 칭화유니그룹의 지분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칭화유니그룹의 압박 전략을 벗어나게 돼 전망이 밝다”고 분석했다.
칭화유니그룹은 11월 초 SK하이닉스의 지분 최대 20%를 인수하고 중국 현지공장에서 낸드플래시 제품을 생산하는 협력방안을 제시했지만 SK하이닉스는 이를 거절했다.
칭화유니그룹은 7월 미국 마이크론의 지분 인수를 시도한 적이 있으며 최근 인수한 미국 하드디스크업체 웨스턴디지털을 통해 샌디스크를 인수하는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칭화유니그룹이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에 인수를 잇따라 제안하며 이들을 압박하는 ‘죄수의 딜레마’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칭화유니그룹이 마이크론에 인수를 제안하며 SK하이닉스를 압박하고 SK하이닉스에 인수를 제안해 마이크론을 협박하며 두 업체 가운데 하나가 경쟁사를 의식해 칭화유니그룹에 협력할 것을 기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업체 모두 이 제안을 거절하며 칭화유니그룹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칭화유니그룹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모두 협력을 거절당하면서 D램시장에서 자체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경쟁에 뛰어들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낸드플래시의 경우 칭화유니그룹이 샌디스크의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시장진출을 빠르게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연구원은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향후 반도체기업들이 중국업체와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