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찬 넥센타이어그룹 부회장이 유럽 코로나19 재확산에 촉각을 세우게 됐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체코 공장 정상화가 뒤로 미뤄질 수록 강 부회장의 유럽시장 공략계획도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일 AFP과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프랑스와 독일에 이어 5일부터 12월2일까지 다시 봉쇄조치에 들어간다.
벨기에 정부도 12월13일까지 재택근무를 의무화하고 비필수 업종의 영업을 중단하는 봉쇄조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강 부회장은 유럽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유럽의 전초기지인 체코 공장의 정상화를 다시 미뤄야하는 난처한 상황에 맞딱뜨린 셈이다.
체코 공장은 상업가동을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되는 시점에서 올해 3월 코로나19 1차 대유행 시기에 2주 동안 셧다운(가동준단)에 들어갔다. 코로나19가 체코까지 재확산하면 이런 상황을 다시 맞을 수도 있다.
강 부회장은 자동차 본고장인 유럽을 우선적으로 공략해 글로벌 톱10 타이어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강 부회장은 2019년 8월 체코 자테츠 공장 준공식에서 “아시아지역을 벗어나 유럽에 공장을 세움으로써 진정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을 알림과 동시에 주요 자동차 브랜드들의 고장인 유럽에 생산거점을 확보해 유럽 타이어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체코공장의 타이어생산 능력은 연간 300만 개 수준으로 국내에 있는 양산공장(1900만 개)이나 창녕공장(1188만 개)과 비교하면 초기단계로 고정비 부담도 높다.
이에따라 2022년까지 단계적 증설을 통해 연간 1200만 개로 생산능력을 늘릴 계획을 세웠는데 코로나19로 공장 증설을 위한 투자를 미룰 수 밖에 없게 됐다.
체코 공장의 증설 차질은 넥센타이어가 공을 들이고 있는 유럽 완성차기업의 거래처 확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넥센타이어는 체코 공장 근처에 있는 부지에 물류센터 건물을 매입하면서 독일 완성차기업인 메르세데스-벤츠 등으로 신차용 타이어 공급처를 확장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진 7월에는 스페인 이디아다에 사무소를 열면서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유럽 공략을 본격화할 채비도 마쳐뒀다.
이디아다는 차량과 타이어 개발을 위한 설계를 포함해 엔지니어링, 테스트 인증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럽 공인 시험기관을 말한다. 독일에 넥센타이어 연구소가 있지만 성능 테스트 등을 위해 별도의 사무소를 새로 연 것이다.
넥센타이어는 새로운 거래처인 스페인 자동차회사인 세아트와도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유럽 공략에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재확산이 야속할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는 더욱이 미국 정부가 한국산 타이어와 관련해 반덤핑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체코 공장의 생산능력을 끌어올릴 필요성이 한층 커졌는데 이에 대응하는 것도 차질을 빚게 될 수 있다.
현재 넥센타이어는 체코공장을 제외하면 중국 칭다오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중국시장을 겨냥한 탓에 칭다오 공장을 통해 고성능 제품 비중이 높은 북미시장에 타이어를 공급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는 한국과 대만, 태국,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타이어 등과 관련한 예비단계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 결정 기한을 이달 9일에서 12월29일로 연장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유럽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반덤핑 관세와 관련한 문제는 예비판결 이후 본판결에서 관세부가 수준이나 종합적 상황을 따져서 대응방안을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