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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경영전면 부상, 현대중공업 오너경영 복귀하나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5-11-27 17: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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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선 경영전면 부상, 현대중공업 오너경영 복귀하나  
▲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

정몽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의 아들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가 경영활동 폭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정 전무는 현대중공업 연말 정기인사에서 상무를 단지 1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정 전무는 지난해 인사에서 부장에서 상무보를 거치지 않고 상무에 올랐다.

정 전무가 현대중공업 경영에서 부상하는 것은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현대중공업 사정과 무관치 않다.

현대중공업이 20년 넘게 이어온 전문경영인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오너경영인 체제로 복귀할 토대를 닦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전무는 이제 30대 중반이다. 이 때문에 정 전무가 오너 체제로 현대중공업을 이끌기 위해서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 전무가 정몽준 최대주주의 현대중공업 지분을 물려받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정기선의 초고속 승진

정기선(34) 현대중공업 상무가 27일 실시된 현대중공업그룹 정기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정 전무는 해외수주를 도맡는 영업본부 총괄부문장 직함도 달았다.

현대중공업은 “정 전무는 사우디아라비아 정유회사 아람코를 비롯해 인도와 진행하고 있는 협력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그가 영업 최일선에서 발로 뛰면서 수주활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무는 현대중공업에서 초고속 승진하고 있다. 그는 부장이던 지난해 상무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상무를 달았고 상무 승진 1년 만에 전무로 올라섰다.

정 전무는 임원이 된 뒤 빠르게 경영보폭을 넓혀왔다. 정 전무는 올해부터 그룹 내 임원선발 면접을 포함해 주요사안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초 열린 글로벌 해양선박 박람회에 ‘현대중공업 차기 대표’ 자격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정 전무는 정몽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의 장남이다. 정 최대주주는 현대중공업 지분 10.15%를 보유한 오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정 전무의 승진과 함께 이번 임원인사에서 ‘40대 젊은피’를 대거 임원으로 발탁한 점도 주목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에 상무보로 승진한 57명 가운데 28명을 40대로 채웠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이번 인사는 세대교체를 통해 정 전무의 입지를 다지는데 주력한 모양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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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가운데)가 12일 현대중공업과 사우디 정유회사 아람코의 전략적제휴(MOU) 체결 기념식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 현대중공업의 위기, 오너경영으로 복귀하나


현대중공업은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빠져있지만 좀처럼 위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천억 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3분기에도 영업적자 7천억 원을 봐 8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는 등 흑자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권오갑 사장이 현대중공업 구원투수로 투입돼 인력감축, 비용절감 등 경영정상화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도 만족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최근 최길선 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선 계열사 부서장까지 급여를 반납하는 초긴축경영에 들어갔다.

‘젊은’ 정기선 전무의 부상은 이런 상황과 깊은 연관이 있다.

현대중공업이 흑자전환이라는 경영정상화를 이뤄내는 데 구심점이 필요하고 그 구심점으로 정 전무를 삼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20여 년만에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경영인 체제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구심점의 부재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내부에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경영인 체제가 위기탈출에 어려움을 보이면서 오너를 구심점으로 세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정기선 ‘구심점’ 될 수 있나

정기선 전무가 현대중공업 위기탈출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를 놓고 반응은 엇갈린다.

현대중공업은 정 전무가 이미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현대중공업은 12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전략 적제휴를 맺었는데 이는 정 전무의 작품이라고 알리는 데 주력했다.

현대중공업은 아람코와 조선과 선박엔진, 해양플랜트 등 다방면에 걸친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는데 향후 수십조 원대의 부가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중공업은 정 전무의 초고속승진을 발표하면서 아람코와 전략적 제휴 체결에 기여한 공을 꼽을 정도였다.

현대중공업은 “정 전무는 아람코와 전략적 제휴를 맺기 위해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서 핵심역할을 맡았다”며 “그가 수차례 중동을 방문해 현지 경영진과 만나는 등 적극적 모습을 보인 것이 아람코와 전략적 제휴 체결에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물론 정 전무를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도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정 전무는 1982년 생으로 올해 34세에 불과하다.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 기준으로 하면 ‘대리’ 직급의 일을 하고 있을 나이다.

정 전무가 앞으로도 조선업의 전문성을 익히고 경영성과를 보여줘야만 정당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현장의 분위기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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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현대중공업에 전문경영인 체제가 뿌리내려 온 만큼 전문경영인에 버금갈 정도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한 직원은 “정주영 회장도 조선업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을 인정하고 현장조직에 권한을 상당히 위임할 정도였다”며 “정기선 전무의 부족한 전문성과 사업경험 등을 차갑게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20년~30년 이상 현장경험이 풍부한 전문경영진도 현재 처한 위기를 타개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며 “젊은 정 전무가 경영전면에 등장한다고 달라지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정몽준 최대주주도 정기선 전무를 놓고 현장에서 경영수업을 받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2011년 “다른 기업인처럼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좀 무지막지하게 일을 시켜야 하는데 그런 걸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분 승계는 어떻게 하나

정기선 전무가 현대중공업 지분을 물려받는 일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전무는 현재 현대중공업 주식 53주만 보유하고 있다. 기본급의 150%를 주식으로 받기로 한 2014년 임단협 합의내용에 따른 것으로 올해 초 받은 자사주다.

정몽준 최대주주가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은 현대중공업 주가가 떨어졌다고 해도 7천억 원 규모에 이른다.

정 전무가 이 지분을 물려받으려면 세금으로 4천억 원 정도를 내야 한다. 물론 정 전무는 이런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다른 재벌의 후계자처럼 자회사의 지분을 확보하고 상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도 준비돼 있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몽준 최대주주가 아직 건재한 데다 그가 현대중공업 경영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정 전무가 현대중공업 지분을 물려받기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몽준 최대주주는 정 전무가 스포츠를 좋아하는 등 아버지를 빼닮았다는 점에서 정 전무를 각별히 아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무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정몽준 최대주처럼 학군장교(ROTC)로 군복무를 마쳤다.

그는 2009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입사 6개월 뒤 미국 유학길에 올라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과정을 밟았다.

정 전무는 그 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한국지사에서 경력을 쌓았고 2013년 6월 부장으로 현대중공업에 복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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