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신뢰를 재확인했다.
차 부회장은 LG그룹이 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유임되며 그룹에서 최장수 CEO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구본무 회장은 26일 실시한 LG그룹 정기인사에서 대규모 인적쇄신을 하면서도 성과가 좋은 계열사에 대해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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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
신뢰를 받은 대표적인 경우가 LG화학과 LG생활건강이다.
LG화학의 경우 3명의 신임 사장이 탄생했다. LG생활건강은 규모나 직급에서 LG화학에 미치지 못했지만 LG그룹 최초의 여성 부사장이 배출되는 등 약진했다.
특히 LG그룹에서 스타 CEO로 꼽히는 차석용 부회장이 올해도 유임된 점이 주목받는다.
차 부회장은 LG생활건강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 매출의 경우 41분기째, 영업이익은 42분기째 증가세를 이끌었다.
차 부회장은 2005년 LG생활건강에 영입됐다. 그는 1985년 미국 P&G에 입사해 한국P&G 사장, 해태제과 사장을 거쳐 LG그룹에 합류했다. 차 부회장은 LG그룹에서 외부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차 부회장은 대표이사를 맡아 지금까지 15건이나 되는 인수합병(M&A)을 성사해 LG생활건강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덩치를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카콜라음료, 다이아몬드샘물, 해태음료와 같은 음료사업 뿐 아니라 더페이스샵, CNP차앤박 등 화장품사업에 이르기까지 사업영토를 넓힌 것이다.
LG생활건강은 국내외에서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K뷰티의 양대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부문을 세밀히 들여다보면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뿐 아니라 식음료나 생필품까지 포괄해 아모레퍼시픽보다 사업폭이 넓다.
LG생활건강의 이런 사업 포트폴리오는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데 보탬이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 2조6129억 원, 영업이익 3465억 원을 냈다. 3분기에는 매출 1조3868억 원, 영업이익 1902억 원을 거둬 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
LG생활건강 주가도 가파르게 올라 23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당 100만 원 고지를 넘어섰다.
CEO스코어가 최근 1년 이상 재임한 CEO 188명을 대상으로 재임기간 중 시가총액 증가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차 부회장은 재임 10.9년의 재임기간에 시가총액이 무려 3185.2%나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차 부회장에게 위기가 전혀 없었던 것만은 아니다.지난해 실적 부진과 인수합병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차 부회장의 퇴진설이 유통업계에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이 중국사업에서 승승장구하며 실적을 크게 늘리면서 '차석용 위기설'도 곧 수그러들었다.
LG생활건강은 4분기와 내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27일 LG생활건강을 놓고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LG생활건강이 4분기에 매출 1조3615억 원, 영업잉익 1624억 원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46% 늘어나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차앤박과 색조화장품 VDL이 내년 중국에 진출하고 헤어 및 바디케어 위주로 중국에서 유통채널을 늘려 중국에서 집중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