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펀드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두 번째 입장문을 통해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 몸담았던 검사들에게 술접대를 했다고 폭로했다.
김 전 회장은 21일 연합뉴스와 KBS, JTBC 등에 보낸 자필 입장문을 통해 “검찰 출신의 변호사 A씨와 함께 검사 3명에게 술접대를 한 것은 확실한 사실”이라며 “이들은 옛날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관계다”고 말했다.
▲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4월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그는 “법무부 조사를 받으면서 술접대를 받았던 검사 3명 가운데 2명을 사진으로 특정했다”며 “다만 1명은 사진으로 봤을 때 80% 정도 확실하다고 생각해 특정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이 말한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은 2016년 1월 검찰총장 직속 수사기구로 만들어진 부패범죄특별수사단으로 추정된다.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당시 경영부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던 대우조선해양을 대상으로 첫 수사를 시작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16일 1차 입장문에서 2019년 7월경 변호사 A씨와 함께 서울 청담동의 유흥주점에서 현직검사 3명에게 1천만 원 규모의 술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술접대 자리에 있던 검사 1명이 향후 라임자산운용 수사팀에 책임자로 합류했다고도 했다.
김 전 회장은 2차 입장문에서 변호사 A씨와 알게 된 경위를 놓고 “사건 관련으로 2007년경 검사로 일하던 변호사 A씨를 알게 됐다”며 “2019년 변호인으로 선임한 뒤 호텔과 골프장 회원권 등을 선물하면서 지극하게 모셨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 A씨가 윤 총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고 신뢰하게 됐고 이후 그의 말을 믿고 수사팀이 원하는 대로 협조했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 관계자들이 도피기간에 검찰 관계자의 도움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김 전 회장은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최초에 도피했던 때부터 검찰 관계자의 조력을 받았다”며 “그들이 검찰 수사팀의 추적 방법 등을 알려주면서 도주를 권유했다”고 말했다.
반면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에도 청탁을 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김 전 회장은 “이종필 부사장의 호소에 따라 국회의원회관을 찾아 금융을 담당하는 민주당 의원에게 억울함을 호소한 딱 한 번의 사례를 빼면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터진 뒤 민주당 의원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사건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민주당 의원 3명과 관련해서는 2016년에 만났을 뿐이며 라임자산운용 펀드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경기도 버스업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