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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포스트 배터리'는 바이오사업인가, 손지웅 어깨 더 무거워져

차화영 기자 chy@businesspost.co.kr 2020-10-08 17: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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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전지사업본부를 떼내기로 하면서 생명과학본부(바이오사업)가 배터리를 이을 기대주로 꼽힌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영업이익 대비 연구개발투자비용 비율이 사업부 가운데 가장 높은데 다음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받아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책임감이 더욱 막중해졌다.
 
LG화학 '포스트 배터리'는 바이오사업인가, 손지웅 어깨 더 무거워져
▲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부사장.

8일 LG화학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LG화학은 전지사업본부를 물적분할한 뒤 그동안 배터리사업에 가려졌던 첨단소재, 바이오 등 사업에 투자를 집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의 사업부문은 크게 석유화학사업, 첨단소재사업, 생명과학사업 등 3개 부문으로 나뉘는데 석유화학사업은 이미 안정적 궤도에 올랐고 성장성 측면에서도 한계를 안고 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전지사업본부 물적분할로 그동안 가려졌던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의 숨겨졌던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LG화학 입장에서는 석유화학사업이 업황 변화에 민감한데다 이 부문 의존도도 워낙 커 첨단소재와 바이오 등 사업을 서둘러 키워 사업구조를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 

2020년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LG화학은 전체 영업이익의 87.1%를 석유화학사업에서 냈다. 

특히 바이오사업은 전망이 밝아 LG화학이 배터리사업에 이은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바이오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는 세계 바이오시장 규모가 2017년 2770억 달러에서 2022년 4520억 달러까지 성장하며 앞으로도 해마다 4~7%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손지웅 본부장은 바이오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데 더욱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다른 바이오기업과 비교해 늦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특정한 분야에서 이렇다 할 입지를 다지지 못한 만큼 가능한 다양한 신약을 개발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오사업을 위해서 한국과 미국에 위치한 3곳의 거점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LG화학은 2019년 6월 미국 바이오산업의 중심지인 보스턴에 연구조직인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를 열면서 사실상 기술개발 역량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미국에서는 현지기업들과 협업으로 공동 개발과제를 진행하고 국내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위치한 바이오생산기지에서는 의약품 생산과 제조를, 서울 마곡동에 있는 임상개발센터에서는 연구개발(R&D)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손지웅 본부장은 그동안 생명과학본부에서 일군 성과가 적지 않지만 앞으로 어깨가 더욱 무겁게 됐다.

생명과학본부는 LG화학에서 매출 대비 연구개발투자비용 비율이 가장 높은 사업본부인데 회사에서 바이오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 만큼 책임감도 남다를 수 밖에 없다. 

2020년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LG화학 전체 영업이익에서 생명과학본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4.8%에 그치지만 전체 연구개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4%에 이른다.

손 본부장이 생명과학본부를 이끈지도 올해로 벌써 4년째다.

LG화학의 생명과학사업본부는 2017년 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합병해 탄생했는데 이때 합병 과정을 주도했던 박진수 전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손 본부장을 영입했다.

손 본부장은 자체개발한 당뇨병 신약 ‘제미글로’와 필러 ‘이브아르’ 등을 안정적 궤도에 올려놓고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개발에서도 꾸준히 성과를 냈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2019년에 제미글로와 이브아르로만 각각 매출 1천억 원과 600억 원을 냈다.  

LG화학의 신약 후보물질은 2016년 10여 개에서 현재 40여 개까지 4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임상시험에 들어선 신약 후보물질도 2개에서 12개로 늘었다. 

특히 9월에는 LG화학이 미국에서 비만치료제로 임상1상을 진행하는 신약 후보물질인 ‘LB54640’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에 지정되기도 했다.

임상1상 단계의 의약품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는 일이 워낙 드물고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임상시험 보조금 등 혜택뿐 아니라 판매허가를 받은 뒤 7년 동안 미국시장에서 독점권을 소유할 수 있어 LG화학이 비만 치료제시장 선점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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