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대한항공 소유의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의 용도를 공원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다만 결정 고시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미루기로 했다.
서울시는 7일 오후 송현동 부지의 특별계획구역을 폐지하고 문화공원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을 담은 ‘북촌 지구단위 계획 결정 변경안’을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상정해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것을 확정하는 대신 공원형태와 관련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고 ‘공공이 공적으로 활용하는 공원’이라는 내용으로 수정 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이후 김학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용을 설명했다.
김 부시장은 “현재 권익위 중재를 통해 부지 매입과 평가방법을 협의하고 있다”며 “결정고시를 하게 되면 중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정 이후에 고시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부시장은 “공원 조성과 관련한 세부사항은 추가로 전문가나 시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그동안 대한항공과 송현동 부지 매입을 두고 협상을 진행해왔다. 대한항공은 공원화를 막아달라는 취지로 권익위에 민원을 넣어 중재가 진행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와 권익위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성실하게 진행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송현동 부지의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며 “권익위의 조정결과를 지켜보는 한편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현동 부지는 3만7천여㎡ 넓이로 현재 가치는 5천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대한항공은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 원에 송현동 부지를 사들인 뒤 호텔 등 복합 문화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관련 법규상 호텔 신축이 불가능해 계획을 백지화했다.
대한항공이 최근 경영악화로 송현동 부지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려고 하던 중 서울시가 이 땅을 공원으로 지정하겠다고 나서면서 갈등을 빚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