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이 하반기 상장주관실적을 쌓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른바 '대어급' 상장주관 경쟁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중소형 기업의 상장주관실적을 착실히 쌓아가며 대형기업 상장주관에 나설 기회를 엿볼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기업들을 포함해 올해 9건의 상장주관실적을 쌓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이날까지 셀레믹스와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두 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는 데 그쳤다.
이 밖에 비나텍, 핑거, 고바이오랩, 클리노믹스는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뒤 공모절차를 앞두고 있으며 이도, 바이오다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상장 예비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올해 목표인 10건에 가까운 상장주관실적을 쌓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중소형 기업 위주의 상장주관 전략을 펼쳐왔다.
대형기업의 상장주관사 자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초대형 증권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을 쓴 것이다.
이에 힘입어 대신증권은 2019년 상장주관시장에서 공모총액 2822억 원으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3위에 올랐다. 2018년에는 2위를 차지하면서 경쟁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올해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어급 기업들이 줄이어 증시에 입성하면서 상장주관실적 순위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나게 됐다.
오익근 사장은 공모규모가 큰 이른바 대어급 기업의 상장주관 실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결국 상장주관시장에서 강자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대형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면서 대표적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트랙레코드를 쌓아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주관시장에서 증권사의 경쟁력은 주관사 자리를 따내는 것과 상장을 흥행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또 상장주관사 자리를 차지하는 데는 트랙레코드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형증권사인 대신증권이 대어급 기업의 상장주관사로 합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오 사장은 중소형기업의 상장을 맡아 착실히 실적을 쌓는 동시에 대형기업의 상장주관 경쟁에도 꾸준히 나서면서 대어급 기업 상장주관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 사장은 상장주관 등 투자금융(IB)부문 실적 부진에 올해 실적을 낙관적으로 볼 수 없게 됐다.
대신증권은 올해 상반기에 투자금융부문에서 영업이익 105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280억 원)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로 상장주관실적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최근 개인투자자 급등에 따른 위탁매매수익 증가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투자금융부문의 부진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대신증권은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996억7800만 원을 거뒀다. 이는 2018년 영업이익보다 37.1% 줄어든 수치로 역성장을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