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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2일 서울 중구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제24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성과급 중심으로 시중은행의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임 위원장은 임금체계의 변화를 금융개혁의 최종과제로 꼽고 있다. 임 위원장은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호봉 중심의 임금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판단한다.
당장 진웅섭 금감원장도 거들고 나서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성과급 중심의 임금체계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은행 노동조합들은 개별은행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관치금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위원장은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임금체계에서 호봉 대신 성과급의 비중을 늘린 뒤 이런 조치가 시중은행 등으로 확대되도록 유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임 위원장은 12일 열린 제14차 금융개혁회의에서 “앞으로 남은 금융개혁 과제는 금융권에 성과주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이라며 “금융회사가 성과주의 문화를 스스로 정착시켜 금융개혁을 완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이 은행의 임금체계 개편을 들고 나온 것은 저금리로 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은행의 조직문화를 바꾸려면 임금체계를 기존 호봉식에서 성과급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회사 가운데 91.8%는 해마다 급여가 올라가는 호봉제롤 채택하고 있다. 전체 산업에서 호봉제 비율이 60.2%인 데 비해 은행은 훨씬 높다.
호봉제의 경우 임금이 높은 경우 매년 임금상승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된다. 이에 따라 금융산업의 임금수준은 전체 산업의 평균 임금수준과 비교해 2014년 기준으로 139.4%까지 상승했다.
반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4곳은 올해 3분기 평균 순이익 8825억 원을 내는 데 그쳐 순이익이 2012년 3분기 1조598억 원보다 20% 정도 떨어졌다.
임 위원장의 임금체계 개편 요구에 금융지주 수장들도 속속 뜻을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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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
진웅섭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장들도 성과주의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성과주의 도입과 관련된 금융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관련 내용을 금융위와 함께 금융개혁회의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은 17일 “조직이 효율적으로 움직이려면 성과주의도 함께 움직여야 한다”며 “성과주의 도입방식에 대해 노사의 의견을 모으면서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최근 경영관리협의회에서 “성과 중심의 인사를 반드시 정착시켜 앞으로 인사 운용의 시금석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 노동조합들은 개별 금융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임금체계에 대해 금융위와 금감원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17일 임 위원장과 진 금감원장에게 보낸 공문에서 “금융당국이 성과주의 임금제도를 확대하려는 시도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금융위와 금감원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할 경우 9.15 노사정 대타협을 파기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은행 노동조합도 “금융당국은 성과주의 임금체계를 확대하려는 의도가 매우 의심스러우며 이것이야말로 관치금융”이라며 “금융당국이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노동조합을 무력화해 사용자가 노동자를 직접 통제하려는 뜻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