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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이성수, 한화디펜스 호주 현지화 들고 5조 장갑차도 노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0-09-04 15: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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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한화디펜스 대표이사가 최대 1조 원 규모의 호주 K9 자주포사업을 따내면서 호주 육군 미래형 궤도장갑차 획득사업(Land400 Phase3) 수주에도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이 대표는 K9 자주포에 이어 장갑차사업도 제품자체 경쟁력과 함께 현지 생산시설과 납품체계 구축 등을 통한 현지화 전략을 강점으로 호주 정부를 설득한다.
 
[오늘Who] 이성수, 한화디펜스 호주 현지화 들고 5조 장갑차도 노려
▲ 이성수 한화디펜스 대표이사가 7월 창원2사업장에서 열린 '레드백(Redback)' 장갑차 호주 출정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한화디펜스>

4일 한화디펜스에 따르면 호주 육군 자주포 획득사업(Land 8116)의 우선공급자로 선정된 K9 자주포 이름을 ‘K9 헌츠맨(Huntsman)’으로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무기체계 이름은 현지 협력업체와 정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결정되는 만큼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한화디펜스는 K9 헌츠맨으로 잠정 결정했다.

헌츠맨은 덩치가 큰 거미라는 뜻으로 2022년 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둔 호주 육군 미래형 궤도장갑차 획득사업에 도전 중인 ‘레드백(Redback)’과 연계성을 고려해 이름을 지었다.

레드백은 한화디펜스가 호주 장갑차 획득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맞춤형으로 제작한 장갑차로 호주에 살며 세상에서 가장 강한 독을 가진 독거미로 알려진 ‘붉은배 과부거미(Redback spider)’에서 이름을 따왔다.

레드백은 현재 독일 라인메탈디펜스의 링스(Lynx)와 함께 최종후보에 올라 있는데 K9 자주포의 이름을 거미류로 지어 한화디펜스 무기체계 이름의 통일성을 높이려는 전략인 셈이다.

이성수 대표는 레드백 호주 수출이 한화디펜스의 미래 방산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수주에 온힘을 싣고 있다.

레드백이 도전장을 낸 호주군 미래형 궤도장갑차 획득사업은 우선 사업규모가 월등히 크다.

호주 육군의 주력 전투장갑차와 계열차량 등 모두 400여 대를 도입하는 사업으로 장비획득 규모만 5조 원에 이른다. K9 자주포획득사업보다 5배 이상 크다. 한화디펜스가 2분기 말 기준 보유한 수주 잔고 3조4천억 원보다 많다.

호주가 국방력을 지속해서 강화하는 상황에서 주력 장갑차 수출을 통해 방산협력을 더욱 공고히하면 유지보수뿐 아니라 추가 수출을 따낼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호주는 섬나라로 접경지역이 없지만 남중국해 진출을 노리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국방력을 키우고 있다.

이 대표는 내년 초 시작되는 50조 원 규모의 미국 육군 브래들리 장갑차 교체사업에도 레드백으로 출전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호주는 미국의 대표적 우방인 만큼 호주사업 결과는 미국 브래들리 장갑차 교체사업 수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대표는 7월 레드백 2대를 호주로 떠나보내는 출정식에서 “레드백은 우리의 꿈이 담겨 있는 제품”이라며 “반드시 앞으로 남아있는 절차를 다 완수하고 끝까지 승리해서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자랑스러운 한화디펜스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레드백이 호주 지역경제와 방산 경쟁력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는 그동안 유럽과 미국 등 방산 선진국의 무기체계를 주로 도입했는데 이번에 K9 자주포를 선택한 데는 현지 중소업체와 협력하고 현지 생산시설 구축 계획을 밝힌 현지화 전략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역시 1월 호주 질롱시를 찾아 카일리 그레이저 부시장 등 지역 고위인사를 만나 K9 자주포 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며 수주 활동에 힘썼다.

멜리사 프라이스 호주 방위산업부 장관은 K9 자주포의 우선공급자 선정을 알리며 “이번 사업으로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350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며 “제조와 유지보수뿐 아니라 물류와 운송 등 다른 산업분야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Who] 이성수, 한화디펜스 호주 현지화 들고 5조 장갑차도 노려
▲ 한화디펜스 '레드백'.

이 대표는 레드백 개발 단계부터 호주군의 최대 관심사인 ‘자주국방’에 부합하는 현지화 전략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추진했다.

레드백이 호주 현지 방산업체인 EOS의 포탑과 원격사격 통제시스템(RCW)을 탑재하는 것을 대표적 협력사례로 들 수 있다.

한화디펜스는 시험평가를 앞두고 현지에서 포탑을 다는 작업 등을 진행하기 위해 레드백 시제품을 2달 가량 호주에 먼저 들여보내기도 했다.

호주가 미래형 궤도장갑차로 레드백을 선택한다면 K9 자주포와 시너지도 기대된다.

레드백은 K9 자주포와 엔진과 변속기를 하나로 묶은 ‘파워팩’을 공유한다.

파워팩은 전차의 변속, 조향, 제동 등의 기능을 담당해 흔히 전차의 심장으로 불리는데 K9 자주포 생산시설이 호주 현지에 구축되면 레드백의 제품 생산, 유지보수의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호주 정부는 자주포와 궤도장갑차 획득사업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현지 중소납품업체의 지원과 일자리 창출 등 현지화 조건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며 “호주 자주포사업을 통해 궤도장갑차사업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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