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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그랜저를 내연기관차시대 마지막 지킬 브랜드로 스스로 꼽다

차화영 기자 chy@businesspost.co.kr 2020-09-02 17: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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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에서 내연기관차시대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브랜드는 뭘까? 

현대차와 자동차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국민차’ 반열에 오른 그랜저가 끝까지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차, 그랜저를 내연기관차시대 마지막 지킬 브랜드로 스스로 꼽다
▲ 현대차 ‘더 뉴 그랜저’.

2일 현대차가 최근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설명회 자료를 살펴보면 2021년 뒤 내놓을 신차 가운데 친환경차를 빼면 우리에게 익숙한 브랜드 차량은 ‘액센트’와 ‘그랜저’, ‘제네시스 G90’ 등 셋 뿐이다. 

친환경차에는 전기, 수소,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등이 포함된다. 

현대차는 이 자료의 ‘신차 사이클’이라는 항목에서 차종을 SUV, 세단, 제네시스, 친환경차로 구분한 뒤 2019년, 2020년, 2021년 이후 등 연도별로 신차 출시계획을 정리해놨는데 2021년 뒤 나올 신차 가운데 이 세 개 차량을 빼고는 따로 이름이 붙은 차량이 없다.

결국 ‘액센트’와 ‘그랜저’, ‘제네시스 G90’이 당분간 디젤이나 가솔린 엔진을 달고 현대차가 생산하는 내연기관차 명맥을 이어갈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차시대의 마지막까지 그랜저를 앞세워 디젤과 가솔린차를 원하는 소비자의 수요까지 충족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까지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가 공존하는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대차로서는 내연기관차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수요를 뒷받침해줄 차량이 필요한데 그랜저는 인기가 높은 만큼 ‘믿고 쓰는 카드’가 될 수 있다.

현대차는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서 액센트를 앞세워 효과를 보고 있지만 판매량만 놓고 보면 그랜저와 비길 만한 수준이 못 된다. 액센트는 베트남에서 판매량이 한 달에 1500대에 못 미친다. 제네시스 G90도 수요가 적은 고급 대형세단이라 판매량이 많지 않다.

현대차가 최근 그랜저의 완전변경모델을 5년 주기로 내놓는 점에 비춰볼 때 2021년 말이나 2022년 초쯤 7세대 그랜저를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2016년 11월 6세대 그랜저를 출시했다.

아직 내연기관차시대가 언제 끝날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지만 영국이나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사실상 내연기관차의 종말을 선언한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영국 의회는 2035년부터 가솔린차와 디젤차는 물론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프랑스는 2040년부터 석탄을 연료로 쓰는 차량의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그랜저는 2019년 11월 부분변경모델이 출시된 뒤 국내 준대형시장에서뿐 아니라 국내 자동차시장을 통틀어 독보적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벌써 10개월째 매달 1만 대 넘는 판매실적을 낸 데다 8월에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혜택 감소와 코로나19 재확산 등 영향으로 국내 완성차기업 5곳 판매량이 모두 줄어든 가운데서 유일하게 1만 대 넘는 판매량을 올렸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이에따라 올해 그랜저가 단일 차종 기준 연간 최다 판매기록을 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사실상 그랜저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국민차’ 반열에 오르는 셈이다.  

그랜저가 내연기관차시대 마지막까지 살아남게 되면 또 다른 기록을 쓸 수도 있다. 

현재 현대차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차는 쏘나타이지만 ‘아이오닉6’가 출시되면 그랜저가 쏘나타의 빈 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을 출범하며 2021년부터 준중형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 차량)인 ‘아이오닉5’을 시작으로 2022년 중형세단 ‘아이오닉6’, 2024년 대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아이오닉7’을 연달아 내놓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동차업계는 사실상 이 차량들이 지금의 현대차를 있게 한 ‘포니’와 중형세단 ‘쏘나타’, 대형SUV ‘갤로퍼’를 각각 오마주해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역사와 정통성을 친환경차에서도 이어간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데다 차종도 꼭 맞아떨어진다. 

쏘나타에 기반한 아이오닉6이 출시되면 현대차는 판매간섭을 줄이기 위해 쏘나타라는 이름으로 차를 내놓지 않을 공산이 크다. 결국 ‘쏘나타’라는 브랜드가 자취를 감추게 되는 만큼 쏘나타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그랜저가 ‘가장 오래된 브랜드’라는 타이틀을 물려받게 될 공산이 크다. 

쏘나타는 1985년 처음 출시돼 현대차뿐 아니라 국내 자동차시장을 통틀어서도 가장 오래된 자동차로 꼽힌다. 그랜저는 1986년 처음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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