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준 IMM프라이빗에쿼티 대표이사가 커피 프랜차이즈인 할리스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라는 난적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이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조치로 할리스 실적이 부진하게 되면 송 대표가 계획한 매각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월 중순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조치가 시행되면서 IMM프라이빗에쿼티의 할리스 매각이 지연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에 앞서 정부는 8월30일부터 6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할리스를 비롯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매장 안에서 음료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수 없게 됐다.
할리스는 배달서비스 등을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매출의 50~60% 정도가 내점 고객을 통해 발생되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의 3단계 격상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할리스 매각은 더욱 꼬일 수 있다.
카페는 예식장, 목욕탕 등과 함께 ‘중위험시설’로 분류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는 집합금지 조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되면 유흥주점, 뷔페 등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고 여겨지는 ‘고위험시설’과 함께 중위험시설도 운영이 중단되기 때문에 할리스는 실적에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이번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처럼 코로나19 재유행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에 따라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 할리스 인수부담이 커져 인수 희망자를 찾고 합의에 이르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송 대표는 할리스 매각에 강한 의지를 내보이면서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힘을 쏟아왔다.
매각 종결 확률을 높이기 위해 IMM프라이빗에쿼티가 매도자 금융을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할리스 인수 희망자는 스스로 선임한 인수금융 제공자와 매도자 금융의 금리 등을 비교한 뒤 더 나은 조건을 선택할 수 있다.
할리스 매각가격과 관련해서도 2천억 원 수준으로 눈높이를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할리스는 한때 매각가격이 3천억 원에 가까운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송 대표는 매각주관사도 올해 초 골드만삭스로 교체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밀크티 브랜드인 공차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IMM프라이빗에쿼티는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7월 말부터 할리스 매각 본입찰을 진행했는데 KG그룹을 비롯한 몇몇 원매자들이 인수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매각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8월 중순부터 코로나19 재확산 사태가 본격화되고 있어 송 대표로서는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할리스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해서는 사실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송 대표는 2013년 약 450억 원을 들여 할리스커피를 인수했고 다음해 유상증자를 통해 370억 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2017년에는 할리스 인수부터 관리를 맡았던 김유진 당시 IMM프라이빗에쿼티 상무를 할리스 대표이사로 파견했다.
할리스 매출은 2015년 1085억 원, 2016년 1286억 원, 2017년 1408억 원, 2018년 1548억 원, 2019년 1649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송 대표는 2016년에 도이치증권을, 2019년에는 UBS를 주관사로 선정해 할리스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수자를 찾는 데 실패했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인수하고 5년 정도가 지난 뒤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점을 고려하면 매각시점이 지난 셈이다.
송 대표는 블라인드펀드인 '로즈골드 2호'를 통해 2013년 할리스커피, 2014년 현대LNG해운, 2015년 태림포장과 대한전선 등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 가운데 투자금을 회수한 곳은 태림포장 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