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0-08-31 16:5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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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산업이 참치 그 다음으로 연어를 바라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신흥국의 수요 증가에 따른 어획량 확대와 국제사회의 규제로 참치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대비하고 성장 잠재력 높은 연어산업 확대로 지속성장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
31일 동원산업에 따르면 2천억 원을 투입해 강원도 양양군에 해수순환기술을 활용한 11만6천㎡ 규모의 대규모 양식시설을 올해 안에 착공하고 2021년부터 일부가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동원산업은 이 시설에서 매년 양식연어 2만 톤을 생산하고 연매출 2천억 원을 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연어의 국내 연간 수입량인 3만8천 톤의 절반 수준이며 동원산업의 연간 별도기준 매출 7032억 원의 28% 수준이다.
동원산업은 8월 대기업의 고부가가치 양식업 진출을 허용하는 '양식어업발전법' 시행에 발맞춰 양식업에 진출했다.
그동안 중소기업과 영세 양식업 종사자 보호를 위해 대기업의 양식업 진출은 제한됐다. 하지만 국내 양식업체들은 기술과 자본 부족으로 고부가가치 양식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런 점을 고려해 해양수산부는 ‘수산혁신 2030 계획’에 따라 대기업의 양식업 진출을 허용하는 양식어업발전법 제정을 추진했다. 이 법은 지난해 8월 국회를 통과해 8월부터 시행됐다.
동원산업은 양식어업발전법 시행을 한달 앞둔 7월 노르웨이 육상양식 스타트업 살몬에볼루션에 지분을 투자해 연어의 대규모 육상양식을 위한 해수순환기술을 이전받는 등 양식업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닦아왔다.
동원산업의 연어 양식업 진출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참치산업의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제적으로 참치산업의 불확실성 문제가 지속 제기되면서 지속가능한 어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에서 수산물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어선어업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참치의 경우 그 정도가 심각해 어족 자원의 멸종을 걱정하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세계 참치자원은 기업형 참치어업이 활성화되기 전과 비교해 87.3% 가까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나라별로 참치 어획량을 제한하는 쿼터제와 금어기간 등을 정해 고갈을 막는데 힘쓰고 있다.
이는 매출의 75%를 참치관련 사업에 의존하고 있는 동원산업에게 고민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처럼 직접 잡는 어선어업이 위기에 빠진 가운데 기르는 양식어업의 가치는 급부상하고 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 연간 수산물 생산추이 자료에 따르면 어선어업 생산량은 1990년 8400만 톤에서 2018년 9600만 톤으로 28년 동안 14.3% 늘어났고 양식어업 생산량은 같은 기간 1300만 톤에서 8200만 톤으로 530.8% 급증했다.
이에 따라 노르웨이, 칠레 등 어업 선진국들은 이미 양식의 산업화에 성공해 대규모 양식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도 양식업을 국책사업으로 정하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동원산업은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연어 선호도와 연어 수입량의 지속증가에 주목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7년 연어류 소비행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연어를 먹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연어를 ‘좋아한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60%를 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2만9600톤이었던 연어 수입량은 2018년애 3만8천 톤으로 늘었다.
동원산업은 2017년 연어 4천 톤을 수입했는데 2019년에는 약 7천 톤까지 수입량이 늘어났다.
동원산업은 2017년 연어 관련 매출로 500억 원을 낸 것으로 밝혔는데 여기에 연어 수입량 증가분을 대입하면 2019년에는 매출 900억 원 수준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원산업 입장에서는 양식을 통해 연어의 국산화에 성공한다면 유통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연어 수입처가 노르웨이와 칠레 등 원거리 해외국가로 냉동 및 냉장시설이 필요한 수산물 특성상 유통과정에서 비용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이사는 “세계 식량자원 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자체적인 국내 연어 양식단지를 설립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산자원 생산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양식단지를 향후 아시아 최대 수산 바이오산업단지로 육성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