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사는 28일 오전 진행한 7차 교섭에서도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GM 노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를 넘기고서야 임단협을 타결할 수도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노사 사이 골이 깊은 데다 부딪히는 쟁점도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GM 노사는 2019년 임금협상을 2020년 4월에야 최종 타결했다. 2019년 7월 상견례를 열고 타결까지 9개월이 걸렸다.
당장 노조는 2018년과 2019년 잇따라 임금을 동결한 만큼 올해는 임금인상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데 카젬 사장은 흑자전환이 절실한 만큼 임금인상 요구를 수용하는 게 힘들다.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을 포함해 성과급(통상임금의 400%+600만 원)지급, 힘든 조립라인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주는 ‘T/C 수당’ 500% 인상 등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1인당 22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해야하는 꼴이라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6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내 2019년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모두 3조1천억 원에 이른다.
노조는 단체협약에 담을 미래계획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미래 발전 전망 관련 특별 요구안과 공장별 별도 요구안 등에서 2022년 뒤 부평 2공장에 생산할 물량 배정 약속과 GM의 핵심기업으로 존속을 위해 전기차 우선 배정 등 약속 등을 요구하고 있다.
카젬 사장은 노조를 설득할 마땅한 방안을 마련하기 어려워 보인다. 물량 배정은 GM 본사의 권한인 만큼 노조에 확답을 줄 수 없다.
노조가 파업까지 만지작거리며 회사를 압박하고 있지만 카젬 사장은 지난해처럼 강경한 태도를 밀어붙이기도 쉽지 않다.
한국GM은 최근 들어 트레일블레이저 등 덕분에 국내와 해외 모두에서 판매에 탄력이 붙으면서 안정적 공장 운영이 절실하다. 노조의 협력이 필요한 만큼 임단협을 서둘러 타결해야 한다.
실제로 최근에 한국GM은 부평 2공장에서 생산하는 쉐보레 트랙스와 뷰익 앙코르의 수출물량이 늘자 노조에 시간당 생산대수를 28대에서 32대로 늘릴 것을 제안했는데 노조가 이에 반발해 작업을 거부하면서 26일과 27일 생산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한국GM은 7월 국내와 해외에서 자동차를 각각 6988대, 2만7644대 팔았는데 지난해 7월과 비교해 판매량이 각각 3.5%, 해외판매는 10.1% 늘었다.
쉐보레 트랙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미국 소형SUV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했고 미국 자동차전문 사이트인 아이씨카즈닷컴은 트레일블레이저가 2021년 가장 예상치 못한 히트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GM 노조는 곧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내고 9월1~2일 2020년 임단협 단체교섭과 관련해 쟁의행위의 찬반을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중지 혹은 행정지도 결정을 내리고 쟁의행위에 찬성하는 조합원 비율이 50%를 넘으면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가 8월 초부터 쟁의권 확보를 계획하고 있던 만큼 당장은 교섭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되지만 실제로 파업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조는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회사와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그 해 9월 GM에 인수된 뒤 처음으로 전면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