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0-08-28 1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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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희망을 품고 있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톡신을 둘러싼 소송에다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전 사장은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면 반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이 국내 대형제약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대웅제약은 현재 ‘경구형’과 ‘주사형’ 2가지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두 약은 주사형으로 된 구충제 성분의 ‘DWRX2003’과 입으로 먹는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호이스타정’이다.
2개의 치료제 모두 정부로부터 임상시험 비용지원을 받을 수 있는 예비선정 과제로 지정됐을 만큼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데 2개 과제가 선정된 곳은 대웅제약이 유일하다.
대웅제약은 국내 제약회사 가운데 코로나19 치료제를 가장 빨리 개발할 수 있는 후보로 꼽히고 있다.
호이스타정은 이미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2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임상2상을 마치고 임상3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신풍제약의 ‘피라맥스’, 부광약품의 ‘레보비르’ 등 선두권과 비슷한 수준의 속도다.
이처럼 호이스타정의 임상이 빠른 것은 이미 상용화된 약물을 재창출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아스타정은 안정성 등을 인정받아 임상1상을 면제받았다.
구충제 성분의 ‘DWRX2003’은 국내와 인도에서 동시에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11일 코로나19를 적응증으로 인도에서 DWRX2003의 임상1상을 승인받았다. 전승호 사장은 올해 안에 임상1상을 마치고 이후 경증환자와 중등증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과 3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DWRX2003은 현재 국내에서도 임상1상을 위한 신청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상태”라며 “이외에 줄기세포 치료제로도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승호 사장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통해 최근 침체된 대웅제약의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대웅제약은 올해 연이은 악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출처를 둘러싼 메디톡스와 소송으로 비용이 증가하고 있고 소송전도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 발암물질이 검출된 라니티딘 계열의 위염 치료제 ‘알비스’가 판매금지되며 매출공백이 발생했다.
이런 악재가 겹치며 대웅제약은 2020년 상반기 영업손실 35억 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당장 실적에 도움을 주기는 힘들다.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약물 재창출 방식은 기존의 약물을 활용하는 것이어서 완전히 신약을 만드는 것보다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외에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활용되고 있는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가 약물 재창출의 대표적 사례다.
전승호 사장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대웅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의 챔피언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만약 성공하지 못하다고 하더라도 개발 과정에서 대웅제약의 기업가치는 부각될 수 있다. 게다가 대웅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진행하는데 정부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이와 관련한 비용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통해 최근 기업가치가 부각된 대표적 제약사로는 GC녹십자가 있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무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가 부각되며 시가총액이 최근 3개월 사이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GC녹십자도 올해 상반기 대웅제약과 비슷하게 부진한 실적을 냈는데 기업가치는 오히려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