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굵직한 제약회사들에서 채용이 줄어든 부분은 아무래도 채용시장에서 우려가 되는 부분이네요. 좀 더 구체적으로 국내 제약사와 외국계 제약사로 구분이 될텐데 두 그룹 사이의 채용에 차이가 있을까요?
송: 국내든 외국계든 공통적으로는 언텍트 트랜드에 대비하기 위한 디지털 인력 수요가 많습니다.
외국계기업의 경우 화이자가, 국내기업의 경우 한미약품이 이전부터 꾸준하게 디지털 준비를 해왔습니다. 이외에는 릴리나 메나리니, LG화학 등의 기업들도 디지털팀을 강화하거나 신설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에 있는 외국계기업의 경우 최근 다케다와 같이 분할매각으로 몸집을 줄였고요, GSK나 화이자는 매해 ERP(전사적지원관리)를 통해 인력 조정을 하고 있어 예전과 비교해 안정성이 높아졌고 채용 수요가 확연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의 제약계열회사의 사정은 달라서 LG생명과학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그리고 최근 상장한 SK바이오팜을 비롯한 SK 제약계열 회사들은 글로벌시장을 겨냥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펴나가고 있습니다. 세계 시장을 경험한 핵심인재로 사업개발과 허가, 글로벌 마케팅인력을 찾는 수요는 있습니다.
이: 그렇군요. 그럼 국내제약사는 어떤가요?
김: 대웅제약과 종근당, LG화학 등 신약 개발에 앞장서는 국내기업의 경우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을 활발하게 하기 위한 기술검토와 투자, 사업개발이 가능한 인력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좋은 기술을 연구해서 스핀오프를 하거나 기술력 있는 바이오벤처들과 기술협약, 공동마케팅 등을 진행하는 등 가장 혁신적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오픈 이노베이션 말씀을 해주셨는데 여기서도 디지털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네요. 디지털화와 언택트, 다른 말로 비대면이 모든 산업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의료제약에서의 모습은 어떤가요?
송: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언택트 환경으로 바뀌고 있고 기존의 방문방식의 영업 형태가 디지털로 변화가 될 것 이라고 예상됩니다.
최근 제약업계에서 회자가 되고 있는 약물들은 혁신적이며 고가이고 전문적 지식이 상당히 필요한 약들입니다.
따라서 약물에 대한 학술적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보니 디지털과 디테일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영업사원이 직접 방문해서 설명했다면 이제는 기업 안에 의사나 약사, 박사 등 약물에 대한 해박한 임상 지식을 지니고 있는 직원들이 학술적인 내용을 웹이나 영상자료로 전달하는 것이지요.
이: 요새 병원들에서 유튜브로 환자들을 위한 영상도 많이 제작하고 그러잖아요? 그런 것처럼 제약기업과 약을 처방하는 의사, 약사들 사이에도 영상으로 오고간다는 거니까 말씀처럼 직원들의 지식 수준이 높아야겠는데요?
김: 네 맞습니다. 요즘 제약업계에서는 MSL(Medical Science Liaison, 제약의사) 인력들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학술적 지식을 현장에 전달하는 직무로 주로 의사, 약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존에는 외국계 제약회사에만 있던 직무인데 지금은 국내제약회사에도 MSL 조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인력은 마케팅과 기획 할 것 없이 많은 채용이 일어나고 있죠.
이: 과거처럼 전통적으로 영업인이 병원을 방문해서 영업하는 활동이 결국 줄면서 영업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이 줄었다고 봐야 하는 거죠?
송: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보이지만 아직 대응이 확실하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줄 수밖에 없겠지만 의료정보업체인 IMS헬스데이터에서 파악한 내용을 보면 상반기 매출이 줄지 않은 상태라서 기업들이 대응을 미루고 있습니다.
다만 현장에서 영업을 하고 계신 분들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지만 현상적으로는 수요가 많이 줄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업의 형식이 기존 관계 중심적에서 학술 중심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주시겠어요?
김: 오픈 이노베이션은 쉽게 말해서 학계와 바이오텍의 좋은 기술을 발굴하고 공동연구 또는 투자, 인수합병 등을 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국내 제약회사들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초연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좋은 물질을 들고 있는 학계, 바이오텍의 경우 대기업의 시스템과 투자를 받아서 윈윈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트렌드 때문에 연구개발에 대한 경험과 이해를 바탕으로 사업개발을 한다든지 바이오과학의 지식을 바탕으로 인수합병을 할 수 있죠. 투자 스킬이 있는 융합형 인재는 몸값이 매우 높습니다.
이: 인수합병도 바이오 전문인력을 구한다는 거군요?
김: 네 맞습니다. 좋은 기술을 지닌 기업인지에 판단하고 미래가치를 알아야 투자와 인수합병이 가능하기 때문에 바이오에 대한 지식이 꼭 필요합니다.
이; 투자가 코로나19 이후 살짝 위축되었다고 하는데 일반사람들은 투자와 인수합병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바이오벤처 혹은 새로운 의료분야의 벤처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지 않나요? 사람들도 많이 찾고 있는지요?
김: 코로나19로 잠시 위축되기는 했어도 국가적으로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업계가 바이오입니다.
요즘은 눈을 뜨면 새로운 물질과 기술을 지닌 바이오벤처들이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느낍니다. 국내 대형제약회사에서 근무를 하던 핵심인력들과 학계에 있는 교수들, 그리고 해외에서 신기술을 연구하고 본인의 특허로 국내에서 창업을 한 연구자 등 투자환경이 좋아지자 창업도 활발해졌습니다.
바이오벤쳐는 조직이 크지 않아 소수의 핵심인력들로 내부를 구성하고 각종 외부 컨설팅펌을 적극 활용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비임상과 임상시험수탁기관(CRO), 각종 특허법인, 로펌, 회계법인, 또 저희와 같은 서치펌과 적극적으로 협력합니다. 그러나 보니 내부 인재를 최고의 인력들로 구성하고자 합니다.
이: 최고의 인력들이요?
김: 네. 최근 우리나라의 성공한 바이오벤처가 많아지고 위상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후보자들이 바이오벤처를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좋아졌고 최고의 인재들이 바이오텍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이: 과거에도 바이오벤처가 있었는데 성공사례를 많이 못 들어 봤어요. 실제로 사업화가 되는가 걱정도 되고요. 후보자들이 입사했는데 비현실적인 아이템이거나 해서 퇴사하는 사례도 종종 있었고...
김: 현재도 리스크가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벤처지요.
그렇지만 그동안 수많은 실패경험을 하며 한국의 바이오텍들은 성장했습니다. 서로 연대하고 지식이나 노하우를 공유하는 환경도 스스로 만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살롱문화인데요. 판교나 대전과 같이 바이오텍이 많은 지역에서 지식을 공유하고 네트워킹을 합니다. 성공한 벤처를 다른 벤처가 배우는 것이지요.
또한 실제 사업화를 위한 글로벌 임상, 사업개발 등에 대한 노하우와 성공 사례가 쌓였기 때문에 실패의 리스크를 많이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엄격하게 스스로를 검증하고 양질의 시스템을 구축하며 건전하고 건강한 토양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기업들도 많아졌습니다.
구직자 분들은 바이오벤처에 도전하고자 하실 때 이전보다는 안심하고 도전하셔도 된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희 같은 바이오 전문 헤드헌터에게 회사에 대해서 꼼꼼하게 물어보고 검증하시면 더욱 도움이 되겠죠.
이: 말씀 감사합니다.
앞으로 국내 헬스케어산업이 글로벌시장에서 비즈니스 확장을 모색하게 될텐데 제약은 아직도 내수비중이 88%에 이르러 수출비중 확대가 시급해 보입니다.
좋은 인력들을 수급하고 키워낸다면 국내헬스케어산업도 세계시장에서 좋은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