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각각 새 싼타페와 새 쏘렌토의 가솔린모델을 출시하면서 하반기 중형SUV시장을 놓고 싼타페와 쏘렌토, QM6의 3파전 2라운드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기아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9월 새 쏘렌토의 가솔린모델이 출시된다. 
 

기아차는 애초 8월 안으로 새 쏘렌토의 가솔린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예정됐는데 신형 카니발 출시와 맞물리지 않도록 뒤로 미룬 것으로 알려진다.

자동차회사들은 자동차를 출시하기 전 마지막으로 환경부의 기준심사 절차를 밟는데 기아차는 6일 새 쏘렌토의 2.5리터 가솔린 터보엔진 5인승 모델과 6인승 모델의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마쳤다. 

현대차도 이에 질세라 9월 안으로 새 싼타페에 2.5리터 터보엔진을 얹은 가솔린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파악된다. 

기아차와 현대차는 올해 3월과 6월 각각 3세대 모델을 6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한 4세대 쏘렌토와 2018년 2월 출시된 4세대 싼타페를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한 더 뉴 싼타페를 출시했지만 아직 가솔린모델은 판매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새 싼타페에 디젤모델만 두고 있으며 기아차는 새 쏘렌토에서 디젤모델과 하이브리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새 쏘렌토와 새 싼타페에서 가솔린모델이 나오면 르노삼성자동차의 QM6와 함께 국내 중형SUV시장에서 치열한 판매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몸집이 큰 차일수록 ‘힘이 세다’는 이유로 SUV는 디젤모델을 고르는 소비자가 많았는데 정부의 디젤차 퇴출 움직임이 강화되고 소비자의 친환경 소비 인식이 높아지면서 중형SUV 차종에서도 가솔린모델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신규 등록대수를 기준으로 SUV 차종에서 처음으로 가솔린차(47.8%)가 판매비중에서 디젤차(38.7%)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7년 전만 해도 SUV 10대 가운데 9.4대가 경유차였던 점과 비교해보면 가솔린모델의 높아진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국내 중형SUV시장은 싼타페와 쏘렌토, QM6의 3파전으로 압축된다. 한국GM의 이쿼녹스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소비자의 관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다. 

현대차는 새 싼타페를 기아차의 새 쏘렌토보다 3개월가량 늦게 내놔 올해 판매량에서 뒤지고 있는 만큼 이번 가솔린모델 출시를 중형SUV 시장 판도를 바꿀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이는데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다.

새 쏘렌토와 판매량 격차가 적지 않게 나는 데다 르노삼성차도 중형 가솔린SUV 시장에서만큼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대로 꼽힌다.

르노삼성차는 QM6를 통해 가솔린차의 단점으로 꼽히던 연비를 개선하고 경쟁차보다 500만 원가량 낮은 가격을 매기면서 중형 가솔린SUV시장에서 단단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QM6는 2018년에 중형SUV 가솔린모델 판매 순위에서 싼타페와 쏘렌토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싼타페로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으로 국내 중형SUV시장에서 판매순위 1위를 차지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신차 출시에도 불구하고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올해 1~7월 누적 판매량을 기준으로 중형SUV는 쏘렌토가 4만7355대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싼타페가 3만2356대로 2위, QM6가 2만7584대로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