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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정규직 전환 계속 평행선, 채희봉 속전속결보다 신중한 접근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0-08-2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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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문제를 두고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어 무리하게 성과를 내기보다 노동조합과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공사 정규직 전환 계속 평행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4415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채희봉</a> 속전속결보다 신중한 접근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23일 가스공사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방식을 두고 비정규직 노조와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소방·화재교육, 비서·사무보조 등을 맡고 있는 파견 노동자 124명만 직접고용하고 미화, 시설관리, 전산 등 1천여 명의 용역회사 소속 노동자는 자회사를 통해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정부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2017년 7월20일을 기준으로 그 이후에 입사한 노동자는 모두 공개경쟁채용대상으로 다른 지원자들과 함께 채용 과정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고 본다. 

반면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본취지인 ‘고용안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1200여 명의 파견 및 용역 노동자 모두를 가스공사가 직접고용 해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아울러 정규직 전환 대상 직군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아니므로 공개경쟁채용이 아닌 서류 적격심사와 면접심사만을 통한 최소한의 절차만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회사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가스공사는 2017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서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했다. 2017년에 기간제 비정규직 노동자 5명을 전환한 게 전부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기준으로 가스공사의 파견 및 용역 노동자는 모두 1343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다음날인 2017년 5월12일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화’를 선언한 지 3년이 지났는데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스공사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준비를 늦게 시작한 것은 아니다. 가스공사는 2017년 11월21일 노사전문가협의회 첫 회의를 열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왔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채희봉 사장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19년 7일 취임한 채 사장도 올해 1월 관련 협의에 직접 나섰지만 비정규직 노동조합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채 사장의 경영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일자리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성과 등을 공공기관을 평가하는 지표로 삼고 있어 경영평가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에 따르면 공기업의 평가지표는 크게 경영관리(55%)와 기관별 주요 사업(45%)로 나뉜다.

이 가운데 경영관리에서 일자리와 사회통합 등이 포함된 ‘사회적 가치 구현’이 차지하는 비중은 비계량과 계량 평가를 모두 더해 24%에 이른다. 

가스공사는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보통(C)’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양호(B)’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단계 내려갔다. 

경영평가 세부사항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비정규직 전환에서 점수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관심이 커진 만큼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전환을 추진하기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인천국제공항 사태’가 촉발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사회적 관심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과를 내기위해 무리하게 밀어붙이다가는 오히려 비판 여론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여러 사회구성원들이 불만을 드러내며 그야말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이를 해결하지 못한 공공기관들은 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내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진행했다가 사회적으로 비난여론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결론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1월 채 사장이 면담에서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 방침을 고수하자 2월 다시 파업을 진행했으며 같은달 10일에는 채 사장의 집무실을 점거하기도 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비정규직 노동조합과 지속적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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