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호타이어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금호타이어에 악재가 겹친 것을 두고 결국 돈이 없는 점이 근본적 이유로 파악된다.
금호타이어는 비정규직노조가 회사의 자금줄까지 틀어쥐면서 정상적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공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돈이 없는 탓에 법인계좌 압류라는 사태로까지 키웠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가 비정규직노조에 변제해야 하는 금액은 모두 204억 원이다. 2분기 말 별도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429억946만 원을 들고 있는 금호타이어에게 적지 않은 금액이다.
금호타이어는 코로나19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적자를 낸 데다 공장 운영비나 협력업체 대금, 관리비 등 돈 들어갈 곳이 많은 상황에서 애초부터 비정규직 노조와 갈등을 해결할 자금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날 광주지방법원이 금호타이어가 12일 신청한 ‘채권 압류 및 추심 명령’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겨우 한숨을 돌렸지만 앞으로 공탁금을 걸고 가압류 해제를 신청하는 절차가 아직 남아 있어 금호타이어는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7월30일 비정규직 노조에 의해 법인계좌가 압류된 뒤 직원들 휴가비와 협력업체 대금 등을 아직까지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데 당장 27일로 돌아오는 직원 급여를 주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전 사장은 금호타이어의 새 협력업체를 구하는 일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는데 이를 두고서도 금호타이어의 자금난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협력업체들은 매일 일정 도급물량을 채워야 금호타이어로부터 도급비를 지원받는데 2018년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인수된 뒤로 물량이 줄어들어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가 비용을 아끼려고 허리띠를 죄는 방식으로만 공장을 운영하다 보니 협력업체가 받는 물량이 줄면서 도급비 지원도 불규칙해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광주 지역사회에서는 어지간한 재무체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금호타이어와 거래를 하는 협력업체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실제 7일부터 협력업체를 찾는 공고를 내고 3번에 걸쳐 모집기간을 연장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 곳도 신청한 기업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금호타이어와 물류, 하역, 원재료 등을 담당하는 6곳 협력업체의 도급계약은 당장 31일자로 끝나기 때문에 금호타이어로서는 다급한 처지에 몰려있다.
이런 사정을 살피면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시장은 바라본다.
경영 정상화의 마중물로 쓰일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비정규직의 계좌 압류문제나 협력업체를 구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한 치 앞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
금호타이어는 당장 자체적으로 여유자금을 마련할 여력을 지니고 있지 않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손실 354억 원을 낸 데다 2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도 223.4%로 2019년 2분기와 비교해 19.5%포인트 높아졌다.
이 때문에 전 사장이 결국 최대주주인 더블스타에 인수 때 약속을 근거로 적극적으로 긴급한 자금수혈을 요청하지 않겠냐는 시선이 나온다.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은 2018년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서 해외자본에 매각을 반대하는 금호타이어 노조를 설득하기 위해 “금호타이어의 독립경영 실현, 미래위원회를 통한 경영 정상화방안 마련, 한국 공장 설비투자, 노사 합의사항 이행 등을 협의하고 결정해 지원할 것”이라며 직접 약속했지만 이후 경영 정상화방안은 물론 설비투자 계획도 내놓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기 전까지만 해도 한 달에 한번꼴로 노조와 채권단, 더블스타가 함께 모이는 미래위원회를 열고 경영상황을 논의했다.
이 때문에 전 사장은 다시 이 회의를 재개해 자금 지원 얘기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인 더블스타는 2018년 7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며 유상증자로 6400억 원가량을 투입한 뒤 지금까지 자금지원을 추가로 하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