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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통합당 어두운 과거사 지우기, 박근혜와 결별까지 나아가나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0-08-20 15: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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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통합당의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추진하는 '과거사 청산'의 종착역이 ‘박근혜와 결별’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57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종인</a> 통합당 어두운 과거사 지우기, 박근혜와 결별까지 나아가나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여전히 통합당 핵심 지지세력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당의 내홍 가능성도 있어 김 위원장이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20일 통합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보수진영의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는 구체적 실행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19일 광주 5·18 국립묘지를 방문해 무릎 꿇고 사죄한 것은 역사의 매듭을 풀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며 “통합당이 혁신하고 변화하는 첫 걸음은 치열한 반성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김 위원장이 '치열한 반성'을 말하는 날 비대위원장 자리 뒤쪽 벽면에 ‘역사의 매듭을 풀다’라는 문구를 걸었다.

김 위원장이 보수진영의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려 하는 이유는 영남, 보수층, 노년층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 지지층만으로는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광주 민주화운동 희생자 묘지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을 '시작'으로 표현한 만큼 앞으로 과거사 청산을 위한 후속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보수진영이 과거사를 청산하려면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을 받아들이고 박 전 대통령과 결별을 천명해야한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이 탄핵과 관련해 통합당의 분명한 태도를 밝히고 박 전 대통령 때 일어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마무리지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 안팎의 친박 극우 정치인들과 확실히 선을 긋는 작업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의 과거사 청산 특히 탄핵문제를 매듭짓는 과정에서 반발하는 인사들을 당에서 솎아 낼 수도 있다.

특히 15일 열린 ‘광복절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진태, 민경욱 전 의원 등을 놓고도 어떤 형태로든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태극기부대'에 국민적 반감이 높아진 상황은 김 위원장이 통합당을 박 전 대통령과 단절하고 과거사를 청산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친박 정치인들 대다수가 21대 총선 공천에서 배제되거나 낙선해 이들이 반발하더라도 찻잔속의 태풍이 될 가능성이 크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개혁 움직임에 당내 반발도 있었지만 지금 지지율이 상승하고 당이 살아나는 모습이 눈에 띠기 시작하면서 반대하는 목소리는 수그러들었다”며 “중도로 외연을 넓히고 당을 바꿔야 한다는 데 당내 공감대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과 결별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여태껏 보수진영 내에서 박 전 대통령과 결별을 시도하지 못했던 데서 알 수 있듯 오랫동안 보수의 두터운 지지기반을 형성한 ‘집토끼’들을 외면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 전 대통령 지지층은 '태극기부대'보다 훨씬 광범위한 게 사실이다.

그런 이유로 탄핵 이후 보수정당의 당권을 쥔 인물 가운데 누구도 섣불리 탄핵을 정리하자고 나선 적이 없다.

유승민 전 통합당 의원이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주장하며 통합당 전신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만들어 새로운 보수의 길을 선택햇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하고 다시 통합당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임기가 내년 4월까지로 못박혀 있는 김 위원장으로서는 내년 재보궐선거, 후년 대통령선거 등 산적한 다른 과제를 제쳐놓고 당내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많은 박 전 대통령과 결별을 시도하는 데 주저할 수밖에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18일 통합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지방의회 의원 온라인 연수 강연에서 “왜 우리가 탄핵사태를 맞이하게 됐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 국민에게 한 약속을 당선된 뒤 글자 하나 남기지 않고 지우는 우를 범했다”며 박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튿날 광주를 방문해서는 산업화와 민주화가 오늘날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양대 기둥이라며 이 과정에서 상처와 갈등이 더는 미래의 발전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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