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0-08-1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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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철 제일약품 부사장이 한승수 회장의 뒤를 이어 제일약품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제일약품과 제일파마홀딩스 보유지분이 적은 점과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 한상철 제일약품 부사장.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상철 제일약품 부사장이 경영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신약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상철 부사장은 2015년 제일약품 부사장, 2017년 6월 제일파마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며 한승수 회장의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제일약품의 매출은 글로벌제약사의 약을 도입해 판매하는 상품매출 비중이 높다. 2019년 매출을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77.1%가 상품매출에서 나왔다.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놓고 성석제 대표이사가 한국 화이자 부사장을 역임해 구축해 놓은 네트워크에 의존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제일약품이 전문경영인인 성석제 대표이사 사장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성석제 대표는 2005년부터 제일약품 대표이사를 맡아 올해 3월 6연속 연임에 성공했다.
한상철 부사장으로서는 제일약품의 경영 안정성을 흔들지 않고 안정적으로 후계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한상철 부사장은 경영능력도 보일 수 있고 제일약품을 한단계 도약시키기 위해 신약 개발을 목표로 세웠다.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상철 부사장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시행해 제일약품의 신약 개발 지원 및 연구개발역량을 높여 글로벌기업으로 가기 위한 내실을 다져나가는 해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약품의 최대주주는 지주회사인 제일파마홀딩스로 731만17주를 보유해 지분율은 49.71%다.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은 3.00%, 한승수 회장의 동생인 한응수씨가 6.91%를 들고 있다. 한승수 회장의 장남인 한상철 부사장은 0.61% 보유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지주회사인 제일파마홀딩스의 지분구조를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올해 3월24일 기준으로 한승수 회장이 제일파마홀딩스의 지분 57.79%을 들고 있다. 한상철 부사장은 9.70%로 2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후계구도에서 가장 앞서 있다.
한승수 회장의 차남인 한상우 제일약품 개발본부 이사도 제일파마홀딩스 지분 2.86%를 보유하고 있고 딸인 한보연씨도 제일약품과 제일파마홀딩스 지분을 각각 0.37%, 0.10%씩 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한상철 부사장이 제일약품과 지주회사 제일파마홀딩스의 지분을 많이 들고 있지 않은 점을 들어 후계구도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제일파마홀딩스 지분 57.79%를 들고 있는 한승수 회장의 복심도 후계구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승수 회장은 올해 3월 제일파마홀딩스 주식 3500주를 추가로 매수해 지분율을 57.77%에서 57.79%로 늘리며 지배체제를 더 강화했다. 이를 두고 후계구도 경쟁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한승수 회장은 1947년 태어나 제일약품과 제일파마홀딩스 회장 임기 만료일도 정해놓지 않았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아직 내부에서 승계와 관련해 논의되고 있지 않아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한상철 부사장은 1976년에 태어났으며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체스터대학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거쳤다.
한국화이자와 한국오츠카 등 다국적제약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고 2007년 제일약품에 입사했다. 제일약품 마케팅본부 상무이사, 경영기획실 전무이사 등을 거쳐 현재 제일약품 부사장 겸 제일파마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제일약품은 1959년에 설립됐다.
제일약품은 2019년에 개별기준으로 매출 6714억 원, 영업이익 4억 원, 순손실 106억 원을 냈다. 제일약품의 대표제품으로는 관절염치료제 '케펜텍'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