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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월29일 잠실야구장에서 한국시리즈 3차전을 관전하고 있다. <뉴시스> |
삼성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서 두산베어스에 패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그룹 이미지를 개선하는 소득을 얻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모두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그러나 회장이 직접 나섰다는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 이재용, 삼성그룹 이미지 개선 소득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두 차례나 경기장을 찾았다. 대구구장에서 열린 마지막 경기가 된 한국시리즈 2차전과 우중혈투로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3차전을 직접 관전했다.
이전까지 이 부회장이 관전하면 삼성라이온즈가 승리를 거둔다고 해서 야구팬들 사이에서 ‘재용불패’라는 말이 나돌았다. 하지만 이번 한국시리즈는 이 부회장이 직접 관람했지만 두산베어스에게 패해 재용불패 공식이 깨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있는데 삼성라이온즈가 이번에 다섯 번째 우승을 일굴 경우 이 부회장의 승계에 큰 힘을 보태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런 기대를 이뤄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 부회장이 얻은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라이온즈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정정당당한 승부와 결과에 승복하는 패자의 품격을 보여줬다.
특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해외 원정도박 파문이 터지자 삼성라이온즈는 과감하게 주축 선수인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을 엔트리에서 빼는 결단을 내렸다.
김인 사장이 직접 나서서 물의를 빚게 돼 팬들에게 미안하다며 사과하고 엔트리 제외를 발표했다.
삼성라이온즈는 이들을 제외하면서 떳떳한 승부에 나섰다. 이는 이재용 시대의 삼성그룹이 결과에만 집착하지 않고 과정도 중시한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 준우승이 결정된 뒤 선수단이 3루 측에 도열해 두산베어스의 우승을 축하해준 것 또한 호평을 받았다. 역시 4년 연속 우승을 한 명문구단답게 승자를 축하해주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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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9월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를 방문해 롯데자이언츠 주장인 최준석 선수와 악수를 하고 있다. |
◆ 김승연-신동빈, 야구단 전면에 나섰지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시즌 전 직접 김성근 한화이글스 감독 영입에 나서 주목을 받았다.
김성근 감독은 올 시즌 내내 프로야구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한화이글스는 올해 역대 최다 관중을 돌파하며 김 감독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한화이글스는 한경-리얼미터가 조사한 프로야구 인기구단 순위에서도 당당히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즌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티켓을 잡으려고 노력했으나 뒷심부족으로 6위에 그쳤다.
투자 대비 낮은 순위였다. 여기에 김 감독이 주축 선수들을 혹사시켰다는 논란도 일었다. 결국 한화이글스가 성적과 리빌딩 모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애써 김 감독을 영입한 김승연 회장 입장에서 듣기 좋은 평가는 아니다. 시즌 전 오너 일가인 김신연 사장을 한화이글스 대표이사에 임명한 보람도 없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롯데자이언츠 운영에 애를 먹었다.
시즌 전부터 롯데자이언츠는 CCTV 사찰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부산시민들 주도로 롯데그룹이 야구단 운영에서 손을 떼라는 요구도 나왔다.
롯데자이언츠는 결국 프런트를 전면 교체하고 어렵게 시즌을 시작했으나 시즌 중간에 선수단의 태업논란, 부친상을 당한 선수 출전강행 등 안팎으로 시끄러웠다.
그 와중에 롯데그룹이 형제의 난을 겪으며 신동인 구단주대행이 물러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스스로 구단주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부산 사직구장을 찾아 선수단을 독려하는 등 이미지 개선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신 회장의 노력에도 롯데자이언츠는 최종 순위 8위에 머무르며 2014년보다 순위가 한단계 떨어졌다.
그래도 롯데자이언츠나 한화이글스 팬들은 회장들이 직접 나섰다는 데 위안을 삼고 내년을 기약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