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인천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바이오기업들의 인천지역 투자에 발맞춰 인천에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를 유치하는 등 인천을 바이오산업의 허브로 만드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인천을 바이오산업의 허브로 만드는 구상은 박 시장이 인천시장 후보 시절부터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던 것이다. 인천시는 바이오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셀트리온이 인천 송도를 거점으로 바이오의약품사업에 25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데 이어 대기업들의 바이오산업 투자가 잇따르며 박 시장의 바이오산업 육성 구상도 더 힘을 받고 있다.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조7400억 원가량을 투입해 인천 송도에 제4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번 공장 건설로 약 5조600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약 2만천 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후방산업의 발전 등을 고려하면 경제적 파급효과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인천을 바이오산업의 허브로 만들려는 박 시장에게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송도 4공장 건설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박 시장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송도 4공장 신설 결정을 환영한다”며 “공장 건립에 필요한 행정절차가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바이오산업이 미래산업으로 각광받으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이오산업이 인천경제에 미치는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박 시장이 여러 시정을 둘러싼 악재로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바이오산업에서 업적을 내 시민들의 지지를 얻는 일이 더 절실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인천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에 이어 올해 깔따구 유충으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진 데다 인천시내 소각장을 확충하는 데도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것으로 파악된다.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7월 시도지사 지지도 평가결과를 보면 박 시장의 지지도는 36.4%로 15명의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14위다.
여러 악재들이 터지며 박 시장의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2년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은 재선을 장담하기 어렵다.
박 시장으로서도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기업들의 투자로 힘을 받고 있는 바이오산업에서 시정 지지율 반등을 꾀할 이유가 적지 않은 셈이다. 인천시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바이오산업은 앞으로 고용 유발효과와 부가가치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시장이 인천의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제로는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유치가 꼽힌다.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는 2025년까지 사업비 620억 원가량을 투입해 바이오공정 실습장을 구축하고 바이오공정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해 연간 2천 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바이오업계에서는 바이오공정의 인력 수요를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연평균 8%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는 바이오산업의 급증하는 바이오의약품 생산량과 비교해 이를 뒷받침할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인천 바이오기업들도 바이오공정의 전문인력을 키우기 위한 시설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1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정말 어려운 것은 신입직원들에게 바이오산업의 프로세스와 기본 기술, 우수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GMP) 등을 교육시킬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박 시장은 물론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도 인천의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유치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박 시장은 11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유치를 위한 국비 지원을 건의했다.
박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성 장관에게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의 인천 유치 당위성을 설명했다”며 “인천에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를 건립해야 한다는 것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두 기업도 강력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