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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신동빈 최태원-이재현, 왜 대규모 빅딜 나서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11-02 15: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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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그룹들이 사업재편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저성장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합종연횡’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주요 그룹들의 사업재편 움직임은 오너들의 신상변화에 따른 경영권 강화, 세대교체에 따른 개인적 인연 등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 삼성-롯데 화학계열사 빅딜, 이재용과 신동빈의 '실리’

삼성그룹은 화학 계열사들을 롯데그룹에 넘기는 ‘빅딜’을 실시했다. 양수도 금액만 무려 2조5850억 원에 이른다.

  이재용-신동빈 최태원-이재현, 왜 대규모 빅딜 나서나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한화그룹에 삼성테크윈 등 화학방산업체 4곳을 1조9천억 원에 넘겼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가 본격화하면서 사업재편 작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자와 바이오, 금융 등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성장성이 낮거나 시너지가 적다고 판단되는 사업분야를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의 이른바 ‘실용주의’ 경영전략에서 나온 것이면서도 재계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과도 무관하지 않다.

국내 재벌그룹에서 1세대와 2세대 오너들은 ‘문어발식’으로 계열사들을 늘리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 전력투구했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으로 대표되는 3세 경영 시대에 접어들며 실리에 기반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삼성그룹에서 화학계열사들을 품에 안은 롯데그룹의 경우도 신동빈 회장의 신상변화와 관련이 있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들어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몰아내고 ‘원톱’ 리더로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현재진행형이지만 신동빈 회장은 유통사업과 함께 화학사업을 경영권 장악을 위한 한 축으로 구상했다.

롯데그룹은 국내 재벌기업 가운데 유통강자로 손꼽히지만 지배구조 특성상 유통사업만으로 일본 롯데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홀로서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신동빈 회장이 화학사업에 3조 원에 가까운 베팅을 한 것은 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이라는 측면 외에도 경영권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는 보루로 판단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동빈 회장이 원톱 리더로서 경영권 강화에 나선 무렵인 지난 7월 이재용 부회장을 직접 만나 화학계열사 인수를 직접 제안한 사실은 이런 추측에 힘을 싣고 있다.

◆ SK-CJ 빅딜, 오너 경영 강화 위한 '공동전선'

SK텔레콤은 2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53.9% 가운데 30%를 5천 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SK텔레콤이 3년 뒤 나머지 지분 23.9%를 5천억 원에 추가로 매입하는 콜옵션 조건이다. SK그룹과 CJ그룹이 사실상 1조원 대에 이르는 대규모 빅딜을 결정한 것이다.

  이재용-신동빈 최태원-이재현, 왜 대규모 빅딜 나서나  
▲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는 방송통신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것이지만 대그룹간 자발적 합종연횡이라는 점에서 국내 재벌그룹 경영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음을 보여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5대그룹의 빅딜은 중복 및 과잉투자로 우리경제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정부의 압박에 마지못해 이뤄진 것이 대부분이었다”며 “그런 점에서 최근 주요 그룹들이 사업재편을 동반한 자발적 빅딜에 나서는 것은 저성장 국면위기를 돌파하려는 선제적 조처로 읽힌다”고 말했다.

SK그룹과 CJ그룹의 전격 빅딜 역시 오너의 신상변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은 광복절 특면사면을 받아 경영일선에 복귀하며 오너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재판이 끝나지 않은 데다 건강악화로 경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오는 10일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 회장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결정을 받아 집행유예 석방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CJ헬로비전 매각과 코웨이 인수건 등 CJ그룹에서 추진되고 있는 굵직한 현안들이 이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해석한다.

이번 빅딜과 관련해 최태원 회장과 이재현 회장의 신상변화와 함께 두 사람의 개인적 인연도 주목된다.

최 회장과 이 회장은 재계에서 어릴 때부터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재벌가에서 태어난 1960년생 동갑내기인 데다 전공은 다르지만 고려대 동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최 회장은 지난 8월14일 출소하자마자 첫 대외 공식일정으로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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