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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석 KDB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본부장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 별관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4조2천억 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대우조선해양이 하반기 이후 최대 3조 원 규모의 추가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를 위해 4조2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막대한 손실 규모와 조선업계의 장기불황을 감안하면 이번 유동성 지원으로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대우조선해양, 올해 손실 6조2천억 원까지 불어날 가능성
산업은행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을 실사한 결과 올해 하반기 이후 영업외손실까지 합쳐 최대 3조 원의 잠재적 추가 손실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 1조3643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여기에 추가로 1조6천억 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공정이 늦어지고 있는 데다 7천억 원 규모의 드릴십 건조계약도 최근 취소됐다. 산업은행은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의 선박건조에서 추가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저유가가 길어지고 선박을 발주한 회사들도 수익성이 악화돼 대우조선해양의 선박인도가 늦어질 것”이라며 “배를 만드는 과정에서 증가한 원가와 비용을 선주사에게 보전받는 데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측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국내외 자회사에 쌓인 부실을 처리하는 데 1조 원 수준의 손실을 더 볼 것으로 보인다. 루마니아 자회사인 대우망갈리아중공업과 풍력발전자회사 드윈드 등에도 상당한 부실이 쌓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최대 6조2천억 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상반기에만 3조2천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막대한 추가 손실 때문에 올해 부채비율이 4000%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 4조2천억 지원방안, 실효성 의문
정용석 산업은행 구조조정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 실사 결과 내년 상반기까지 최대 4조2천억 원 규모의 자금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 규모의 자금지원을 결정했다”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2조6천억 원과 1조6천억 원을 각각 지원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지원하는 2조6천억 원 가운데 2조 원은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자본확충에 쓰인다. 산업은행은 자본확충을 통해 내년 말 대우조선해양 부채비율을 500% 아래로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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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 |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는 대우조선해양에 새로 발급하는 선수금환급보증(RG)의 90%도 각각 30%씩 맡기로 했다. 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10%의 신규 선수금환급보증을 분담하고 기존 거래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이 2016년부터 영업이익을 내고 2019년 경영정상화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유동성 지원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은 2012년부터 3년 동안 연간 평균 44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6조 원 이상 손실을 낸다면 추가 지원이 불가피하다.
저유가와 조선업계의 장기 불황도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시장의 기초여건이 회복되지 않는 한 대우조선해양은 자금 부족에서 헤어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자회사를 팔아 추가 자금을 마련하려 하지만 불황을 감안하면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대우조선해양에 앞으로 또 자금을 투입하지 않으려면 조선업계 구조 자체가 새로 재편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