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재실사 요구를 받아들이되 기간 단축을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실사 요구를 거부하면 자칫 HDC현대산업개발에 계약 파기의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어느 정도 끌려다니더라도 거래를 성사하는 게 낫다는 판단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재실사기간을 확 줄이자고 HDC현대산업개발에 제안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7월26일 보도자료를 통해 12주가량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실시하겠다는 제안을 공개적으로 내놨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사실상 계약 무산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것이다.
채권단으로선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쉽지 않은 선택이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HDC현대산업개발에게 계약 파기의 명분을 주게 되고 12주가량의 재실사를 받아들이면 계약 성사 여부가 11월까지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그 때까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불확실한 상황에 놓이는 셈이다.
채권단은 고심 끝에 HDC현대산업개발의 재실사 요구는 받아들이되 기간은 줄여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의지를 시험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여러 차례 인수 의지만 확실하다면 인수 과정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산업은행은 이번주 안에 아시아나항공 거래와 관련한 공식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