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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국유화', 제2의 대우조선해양 혹 LG카드 어느 쪽 되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20-07-29 16: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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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거래가 무산되면 ‘플랜B’로 국유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채권단 관리를 통해 구조조정을 거친 과거 사례를 보면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아시아나항공 '국유화', 제2의 대우조선해양 혹 LG카드 어느 쪽 되나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회생을 놓고 현실적으로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출자 전환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HDC현대산업개발과 금호산업의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재매각을 시도한다 해도 원매자가 나타나기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 8천억 원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아시아나항공 지분 3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두 은행이 국책은행인 만큼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은 정부 소유가 되는 셈이다.

여기에 채권단이 기존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에게 아시아나항공 경영 악화의 책임을 물어 감자를 요구할 수도 있어 채권단 지분율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이르면 8월 HDC현대산업개발과 금호산업이 계약 파기를 공식화하고 채권단이 플랜B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부실기업의 지분을 채권단이 잠시 보유했다가 다시 매각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해피엔딩’은 드물다.

일단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구조조정을 진행한 뒤 다시 매물로 내놓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새 주인을 금방 찾지 못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세금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꼽히는 사례는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대우중공업에서 떨어져 나온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은행 자회사로 남아있다가 19년 만에서야 새 주인을 찾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 관리 아래 놓였던 20년 동안 ‘주인 없는 회사’의 폐해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조 단위의 천문학적 혈세가 투입됐지만 경영진의 납품비리, 분식회계, 연임로비 의혹 등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에 따른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어떤 기업도 산업은행 밑에 들어오면 나가기 싫어하는 경향이 굉장히 강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는데 그런 기업이 독립심과 주인의식을 품도록 하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채권단이 최대주주로 최종 의사결정을 하지만 산업에 대한 이해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간섭은 많이 하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다. 산업은행에게 부실 자회사 관리는 ‘잘해야 본전’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을 피하기 어렵고 정치권의 간섭과 반발, 일자리 문제 등 신경써야 할 변수가 한둘이 아니지만 잘못의 책임은 온전히 산업은행이 떠안는 탓이다. 산업에 대한 이해 없이 금융논리로만 접근한다는 전문성 논란 역시 거의 매번 제기된다.

물론 산업은행 아래 한동안 있다가 매각된 뒤 제 갈 길을 잘 가고 있는 회사도 여럿 있다.

LG카드는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산업은행은 2004년 출자전환을 통해 LG카드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LG카드를 살리자니 ‘대마불사’ 지적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청산하자니 부담이 너무 큰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총대를 멨다.

그 뒤 LG카드는 2년 만에 정상화돼 2006년 신한금융지주 품에 안겼다. 산업은행은 당시 LG카드 매각의 최대 수혜자로 꼽혔다. 매각차익만 1조 원 가까이 거뒀다.

대우증권 역시 2000년 산업은행 아래로 들어와 15년 만인 2015년 말 미래에셋그룹 품에 안겼다. 새 주인을 찾은 뒤에도 미래에셋대우로 ‘대우’라는 이름을 유지한 채 증권업계에서 존재감이 여전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관리로 넘어간다면 LG카드처럼 정상화에 성공해 높은 몸값에 팔릴 것인지 아니면 대우조선해양처럼 20년 가까이 민영화되지 못하면서 ‘애물단지’ 신세가 될지 결국 둘 중 하나”라며 “산업은행이 최근 일본항공(JAL)의 성공사례를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등 이미 아시아나항공을 직접 관리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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