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4분기에도 경영실적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비용에 발목을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얻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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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최진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하나금융은 올해 4분기에도 약 2천억 원 규모의 은행 통합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기업 구조조정에 관련된 충당금의 불확실성도 있어 4분기 순이익이 다소 저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하나금융이 등기이전 비용 등 은행 통합에 따른 세금도 600억 원 가량 추가로 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전산, 홍보, 마케팅, 연수 등을 합치면 약 2천억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3분기 실적에 1026억 원 규모의 통합비용을 반영하면서 순이익이 대폭 줄었는데 이런 추세가 4분기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3분기에 순이익 2543억 원을 거둬 2분기보다 32.4% 떨어졌다.
곽승철 하나금융 상무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비용을 올해 모두 정리하고 넘어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곽 상무는 10월에 직원 보로금으로 약 600억 원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로금은 직원들에게 회사를 위해 일한 데 대해 보상금 방식으로 지급되는 비용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채권단의 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대기업 계열사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이 4분기 손실에 대비해 미리 쌓아야 하는 충당금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금융은 3분기 기준으로 전체 대출 가운데 28%를 대기업에 빌려줬다. 하나금융은 대기업 대출을 줄이고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고 있지만 다른 금융지주보다 대기업의 비중이 여전히 높은 편이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에 한계기업 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며 “하나금융은 전체 대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충당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나금융의 실적이 개선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하나금융은 시너지를 늘리고 대출성장 등 이익지표를 개선하는 과제를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