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홀딩스(GC)가 북미 혈액제제사업을 5520억 원에 매각했다.
녹십자홀딩스는 혈액제제 북미 생산법인인 GCBT와 미국 혈액원 사업부문인 GCAM 지분 100%를 세계 최대 혈액제제회사인 스페인 ‘그리폴스’에 매각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계약규모는 기업가치 기준으로 4억6천만 달러(약 5520억 원)에 이른다.
녹십자홀딩스가 복수의 해외 계열사를 한꺼번에 매각하는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제약업계는 이번 매각이 사업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고려해 내실을 기하는 선제적 조치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GCBT는 설비투자가 완료됐지만 현지 바이오 생산공정 전문인력 부족으로 2018년부터 상업 가동을 위해 본사로부터 인력과 기술 지원을 받아왔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자립하는 것이 쉽지 않자 녹십자홀딩스는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결단을 내렸다.
녹십자홀딩스는 이번 거래로 그동안 이원화돼 있던 북미 혈액제제사업을 GC녹십자로 집중한다. 매각하는 북미 자산과 별도로 선행적으로 2배 증설을 마친 GC녹십자 국내 혈액제제 생산시설인 ‘오창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GC녹십자는 면역글로불린 10% IVIG의 미국 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이르면 2021년 말 허가를 받아 2022년에 미국에서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녹십자홀딩스는 “중장기 전략과 재무적 관점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며 “이번 계약은 기업결합 등 제반 승인절차를 걸쳐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