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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그룹 분위기를 정의하는 핵심 키워드는 ‘실용주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에서도 조직 축소와 인력 재배치 등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연말 임원인사를 앞두고 이재용식 실용주의가 인사에도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본사 지원부문 인력 10%를 줄이기로 했다. 또 CE(생활가전)부문 산하 핵심 연구 조직인 DMC연구인력 2천여 명 가운데 1500명을 현장 부서로 재배치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는 승진시기가 지난 7~8년차 50대 중반 부장급, 승진 누락 차·과장급, 저성과자 등을 대상으로 인력감축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올해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본격화하면서 사업구조 재편작업이 잇따랐다. 이런 일련의 변화에 맞춰 인력 재조정 작업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실용주의 경영스타일에 대한 불안한 시선도 존재한다. 특히 직원들의 동요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해외영업부의 과장급 직원은 “연구 인력이 영업현장 부서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업무 성격이 워낙 달라 소통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비용절감 등 긴축작업이 이뤄졌다. 이런 분위기는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으며 특히 사업재편에 따른 인력감축과 재배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올해는 사실상 이재용 시대 2년차에 접어들었다. 이 부회장의 색채도 삼성그룹 경영전반에서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삼성그룹 전용기와 삼성생명 사옥 매각추진 등이 단적인 사례로 꼽힌다. 미래 성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팔 것은 과감하게 팔아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삼성그룹은 12월 초 연말 임원인사를 실시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인사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중시하는 인사를 했다.
하지만 올해 인사에서 이 부회장이 기존의 삼성그룹 임원인사에서 ‘신상필벌’의 원칙과 함께 실용주의에 입각한 세대교체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임원 승진자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측은 삼성전자가 최근 서울 테헤란로 주변에서 연말 임원인사에서 퇴직하는 임원들에 제공할 사무실을 물색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임원 승진자는 353명으로 2012년 최대실적을 달성한 이후 해마다 줄고 있다.
삼성중공업 등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들도 임원 승진자가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10월말까지 모든 직군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이 친정체제 구축을 위해 계열사 사장단 교체나 승진인사를 단행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삼성그룹 사업재편 작업을 진두지휘한 인물들에 대한 보은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재용의 사람들로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전동수 삼성SDS 사장 등이 꼽히는데 승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부회장이 ‘젊은 피’ 수혈에 나설지도 올해 연말인사에서 주목되는 대목이다.
삼성그룹 사장단의 경우 평균 연령은 53.7세로 현재도 젊은 편이다. 하지만 생물학적 나이 측면 외에 새로운 인물 발굴 차원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말도 나온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의 유임 여부도 관심을 끈다. 신 사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장수 CEO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6과 갤럭시노트5 출시했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