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연말인사를 앞두고 벌써부터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삼성그룹, SK그룹, LG그룹 등 주요 그룹들은 올해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못하면서 연말에 큰 폭의 ‘물갈이 인사’가 실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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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기업분석 전문업체인 한국CXO연구소도 올해 대기업 임원 인사의 키워드 중 하나로 ‘인원감축’을 꼽았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연말 임원인사와 관련해 가장 주목받는 곳은 삼성그룹이다.
올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실상 삼성그룹 전면에 나서 경영을 진두지휘한 첫해라는 점에서 그의 인사스타일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이 1968년생으로 만 47세인 점을 고려하면 삼성그룹 임원인사는 ‘젊음’과 ‘세대교체’에 비중을 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일각에서 삼성이 젊은 임원을 전면에 내세우는 ‘깜짝카드’를 고려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구체적으로 1963년생(만52세) 임원이 옷을 벗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1963년생 임원은 110명 안팎(올 상반기 기준)으로 추정된다. 1964년생과 1965년생의 경우 인사 평점에 따라 유임을 결정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마트폰사업의 부진으로 관련 부서 임원이 20~30%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지난해 삼성 인사가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 변화와 혁신이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신상필벌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데 신종균 IM부문 사장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거리로 떠오른다. 신 사장이 이끈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임원 승진은 485명(2013년)→475명(2014년)→353명(2015년)으로 최근 3년 동안 계속 감소해 왔다.
SK그룹은 지난해 임원 승진을 17% 줄였는데 최태원 회장이 사면으로 경영전면에 복귀하면서 친정체제 구축과 조직쇄신을 위한 대대적인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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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 |
특히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큰 폭의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의 경우 CEO가 교체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말 인사에서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태원 회장은 10월 말 제주도에서 SK그룹 CEO 세미나를 직접 주재한다. 이 자리에서 연말 정기인사와 인적쇄신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부진으로 적지 않은 임원이 옷을 벗을 수 있다는 예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영업이익이 4년 만에 1조 원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MC사업본부 전체 임직원 가운데 20%를 재배치하거나 인력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의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3052억 원에서 2분기 2441억원으로 뒷걸음질쳤다.
LG전자는 29일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는데 당초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22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