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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LG 회장 취임 2돌 구광모, 코로나19 격변에 몸을 일으키다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0-06-22 14:3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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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LG 회장 취임 2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19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구광모</a>, 코로나19 격변에 몸을 일으키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22일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LG >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2돌을 맞아 대외행보를 부쩍 넓혀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산업계가 격변하고 있는 만큼 재계 4위 그룹 총수로서 위상을 다지며 LG그룹의 미래 먹거리와 신사업 육성을 직접 챙기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2일 오전 구광모 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과 충북 청주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전기차 배터리 관련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구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김걸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 사장,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사장 등 핵심 경영진을 대동하고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과 선행개발 현장을 함께 둘러봤다.

구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장수명(Long-Life)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의 기술과 개발 방향성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현장에 동행한 김종현 전지사업본부장 사장, 김명환 배터리연구소장으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배터리 개발에 관심을 보였다.  

LG화학은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와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2차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돼 신기술 적용이 중요해졌다.  

구 회장은 현장을 돌아본 뒤 정 수석부회장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협력을 논의했다. 구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이 다른 대기업 총수를 동반하지 않고 단독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앞으로 구 회장이 재계인사를 만나는 등 대외 행보와 현장 챙기기가 더 잦아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구 회장은 29일로 LG그룹 회장 취임 2돌을 맞는다. 

구 회장은 취임 초기에는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대내외로 전달하는 것 이외에는 뚜렷한 움직임을 바깥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디지털 전환은 인공지능,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조직 운영방식과 사업모델 등을 혁신하는 방안을 말한다.

LG 안팎에 따르면 구 회장은 평소 산업현장에 관심이 많지만 소탈한 성격 때문에 이를 외부에 알리기를 꺼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방문할 때 의전을 지시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대신 실무 관계자들과 만나 경영현안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 회장은 2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그룹 차원의 사안에 전면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LG화학 국내외 사업장에서 잇따라 발생한 사고를 통해 그런 경향이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5월7일 인도 LG폴리머스 플라스틱공장에서 화학물질이 유출돼 12명이 숨지고 1천 명가량이 입원치료를 받았다. 5월19일에는 충남 서산 LG화학 대산공장 촉매센터에서 불이 나 1명이 숨지고 2명이 화상을 입었다. 

구 회장은 5월20일 대산공장 사고현장을 찾아 LG그룹 총수로서 직접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신학철 부회장 등 LG화학 경영진에게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을 주문했다.

최근 코로나19로 LG그룹 차원의 경영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구 회장의 대외 행보가 잦아질 것으로 보는 요인이다.

구 회장체제 이후 LG그룹은 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LG그룹 자산총액은 2018년 5월 123조1350억 원에서 2020년 5월 136조9670억 원으로 늘었다. 2년 사이 그룹 전체 자산이 11% 이상 커진 것이다.

구 회장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LG화학 LCD(액정 디스플레이)사업, LG디스플레이 올레드(OLED, 유기발광 다이오드) 조명사업, LG이노텍 고밀도회로기판(HDI)사업 등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수익성 높은 쪽에 집중함으로써 이런 성과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구 회장이 LG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장(자동차 전자장비)사업에서는 아직 뚜렷한 결실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LG전자 VS(전장)사업본부의 영업손실은 2018년 1198억 원에서 2019년 1949억 원으로 확대됐다.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도 2018년 적자 153억 원을 본 데 이어 2019년 519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LG화학 전기차 배터리사업은 1분기 기준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에서 처음으로 다른 기업들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지만 실적은 여전히 적자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로 완성차업체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LG그룹 전장사업의 장래를 직접 챙길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수민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4월 ‘사업구조 개편의 터닝포인트에 선 LG그룹, 향후 전망은?’ 보고서에서 “LG그룹은 미래 자동차사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아직은 사업 초기 단계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가운데 대규모 투자에 다른 채무부담이 늘고 있다”고 바라봤다.

구 회장의 대외 행보에 LG그룹 안팎의 관심이 몰리는 이유다.

LG그룹 관계자는 이날 구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 만남을 두고 “LG화학은 미래 배터리 분야에서도 시장 판도를 바꿀 기술(게임 체인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두 그룹 사이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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