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10년 가까이 투자한 인공지능 기술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제 생활에 적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게임 개발에 활용한 데 이어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확장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가 그동안 인공지능연구소를 설립해 투자해 온 결과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18년 연합뉴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 2020년4월부터 인공지능을 활용한 날씨 기사를 생산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AI기자’는 일기예보 데이터와 미세먼지 자료를 파악한 뒤 스스로 기사를 작성한다.
기존 인공지능 기사는 증시나 스포츠 경기 결과 등을 작성할 때 정형화된 틀에 결과 값만 넣는 방식이었지만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 기사는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한 발 더 나아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씨소프트는 앞으로 인공지능이 기사 내용을 파악해 관련 사진을 자동 추천하는 기술과 특정 이슈의 흐름을 파악해 타임라인에 따라 자동으로 연표를 생성하는 기술 등을 선보일 계획을 세워뒀다.
이 뿐 아니라 동영상 편집 기술도 내놨다.
엔씨소프트가 운영하는 야구 정보서비스 ‘페이지’(PAIGE)에서는 인공지능이 ‘3분 하이라이트’, ‘홈런 모아보기’, ‘선발투수 모아보기’ 등의 영상을 편집한다.
엔씨소프트는 기존에 게임 개발단계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왔는데 이제는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단계까지 올라 인공지능 자체에서도 사업기회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미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게임의 차별화를 이끌어냈다.
모바일게임 '리니지2M'의 보스 몬스터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했다.
기존 게임에서 등장한 보스들은 이용자들에게 아이템 주기 위한 자원 역할을 했지만 인공지능이 적용된 보스는 게임 이용자들의 전쟁상황을 조율하는 조율자 역할까지 수행한다.
대표적으로 리니지2M의 여왕개미 보스는 굴에 들어온 사람들 중에서 어떤 혈맹이 우세하고 위기인가를 파악해 강한 혈맹에 버프를 주거나 약자에 스턴을 주는 등 최대한 많은 시체를 만들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김 대표는 그동안 인공지능 기술에 꾸준히 투자해왔는데 그가 목표로 했던 인공지능 기술로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김 대표는 2011년 2월 국내 게임 대기업으로 꼽히는 이른바 ‘3N’ 가운데 가장 먼저 인공지능 기술 연구를 시작했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 테스크포스(TF)를 꾸리고 1년 뒤인 2012년에 인공지능연구소를 출범했다.
이후 2016년에는 인공지능센터를 세우고 2017년에는 AI센터 산하에 뒀던 NLP(자연어처리센터)랩을 NLP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현재는 2개의 연구센터 아래 5개 인공지능 연구실을 두고 있으며 관련 연구원만 150명에 이른다.
엔씨소프트 전체 연구기술 인력이 2천여 명인 점에 비춰보면 인공지능 연구인력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5개 인공지능 연구실 가운데 게임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부서는 '게임 AI랩' 단 1곳인 점을 보면 김 대표의 인공지능 개발 지향점이 단순히 게임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엔씨소프트가 지식재산 ‘리니지’로 세계 모바일게임에서 매출 1위에 오르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게임산업 유행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성과를 내는 일은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도가 앞으로 점점 더 확대되기 때문이다.
IT시장 분석 및 컨설팅기관인 한국IDC 따르면 국내 인공지능시장 규모는 2023년까지 연평균 17.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통계회사 스테티스타는 세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시장 규모를 2025년 1186억 달러(우리돈 143조 원)에 이를 것으로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