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모바일메신저 ‘라인’에 대화내용을 암호화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국내 모바일메신저 1위인 카카오톡이 정부의 감청을 허용하기로 해 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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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헌 네이버 대표. |
1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모바일메신저 라인에 ‘종단간 암호화방식’인 ‘레터실링’ 기능을 추가하고 국내 모바일메신저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종단간 암호화방식이란 스마트폰이나 PC에서 전송된 메시지가 해당기기에 저장돼 있는 고유키로만 해석할 수 있는 암호 형태로 변환돼 전송되는 보안기술을 말한다.
종단간 암호화방식이 적용된 메신저는 서버나 통신망 등을 통해서 제3자가 메시지를 엿보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네이버는 라인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뿐만 아니라 PC버전에도 레터실링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종단간 암호화방식이 PC메신저에 적용된 것은 라인이 세계 최초다.
네이버는 레터실링 기능을 우선 1대1 대화와 위치공유 서비스에 적용하고 이후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이번 조치는 최근 카카오톡이 정부의 메신저 감청요구에 응하기로 한 상황과 대비된다.
카카오톡은 최근까지 정부의 감청요구에 불응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해 10월 정부의 감청요구에 응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가입자가 하루에 평균 5~6만 명 씩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라인의 개인정보를 강화하는 이번 조치를 통해 국내 메신저 시장점유율에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올지 업계는 주목한다.
라인은 월 실질이용자(MAU)는 2억1100만 명이나 되고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만 유독 국내에서 카카오톡에 밀려 맥을 못 추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이용시간 기준 카카오톡의 국내 모바일메신저 시장의 점유율은 96%에 이른다. 반면 라인은 3%에 불과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지난해 감청논란이 불거지자 점유율이 80%대까지 떨어졌지만 카카오톡이 감청요구에 불응하겠다고 밝히자 다시 점유율이 원상복구됐다”며 “라인이 카카오톡의 감청논란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지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