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동영상 콘텐츠의 ‘대세’ 속에서도 오디오 콘텐츠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가 앞으로 4차산업과 관련해 주요 콘텐츠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초반부터 승기를 잡기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 (위쪽부터) 네이버와 카카오 기업 로고.
19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인공지능 스피커의 핵심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는 오디오 콘텐츠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는 라디오 방송을 실시간으로 재생해 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부터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북', 최근 네이버가 내놓은 '오디오시네마' 등이 있다.
오디오 콘텐츠는 동영상과 달리 보는 것에 집중하지 않아도 돼 이용자들이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어 인공지능 스피커 등의 주요 콘텐츠로서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또 무선랜을 탑재한 커넥트카가 대중화되면 운전하면서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콘텐츠가 경쟁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오디오 콘텐츠가 주목을 받고 있어 오디오 콘텐츠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은 뜨거워지고 있다.
네이버는 ‘오디오클립’을 통해 새로운 장르의 오디오 콘텐츠를 속속 내놓고 있다.
기존 라디오 방송이나 책을 읽어주는 콘텐츠뿐 만 아니라 오디오를 바탕으로 한 영화 형식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원작은 네이버 웹툰 작가들의 작품을 바탕으로 재가공해 자체 콘텐츠를 내놓는 데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2017년 오디오클립을 출시한 데 이어 300억 원 규모의 '오디오 펀드'를 조성해 콘텐츠 제작자 등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카카오도 오디오 콘텐츠시장에 뛰어들어 콘텐츠를 강화하는데 애쓰고 있다.
카카오는 콘텐츠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지를 통해서 책을 읽어 주는 서비스인 '오디오북'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지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웹소설, 웹툰과 동일하게 '분권화 전략'을 내세워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분권화 전략은 이용자가 오디오북 1권 전체를 한 번에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회차별로 쪼개 무료로 제공받은 1회를 이용한 뒤 2회부터 결제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결제 금액이 크지 않고 선택해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카카오페이즈는 또한 지식재산(IP)를 확장하기 위해 오디오 콘텐츠와 관련한 사업을 추가로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지와 별도로 카카오에서도 오디오 콘텐츠를 내놓으면서 전반적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배우 박보영씨와 박성훈씨, 한지민씨 등 배우들의 목소리를 담은 10종의 ‘힐링 사운드’를 인공지능 스피커인 카카오미니와 홈페이지를 통해서 서비스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처럼 오디오 콘텐츠에 힘을 주는 이유로 인공지능 스피커의 경쟁력 확보가 꼽힌다.
동영상과 달리 오디오 콘텐츠는 현재 네이버, 카카오뿐 아니라 국내 통신사3사까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의 주요 콘텐츠다.
인공지능 스피커가 초기에는 음성 인식을 얼마나 잘 하는 지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이와 함께 다양한 콘텐츠 확보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글로벌기업인 구글과 아마존도 오디오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구글은 이미 2019년부터 한국을 포함한 45개 국가에서 오디오북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의 오디오북에는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됐다.
구글 오디오북은 인공지능 스피커인 '구글홈'과 인공지능 플랫폼인 '구글 어시스턴트'에서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콘텐츠다.
아마존도 디지털 콘텐츠를 확충해 입지를 넓히고 있다. 특히 아마존은 자체 플랫폼 ‘아마존 오더블’로 콘텐츠를 제작해 기존 대비 제작비를 30~50% 수준으로 절감시켰다.
세계적으로 오디오 콘텐츠시장 규모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인 딜로디트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오디오 콘텐츠시장 규모는 35억 달러(우리돈 4조2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국내 오디오 콘텐츠시장은 2016년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올해 약 300억 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공지능 스피커 뿐 아니라 차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커넥트카에서도 오디오 콘텐츠가 주요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시장규모도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