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롯데건설을 초고층빌딩 강자로 자리매김할 기회를 잡았다.
서울시가 서초구 롯데칠성음료 부지에 초고층빌딩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도시계획안을 마련하면서 롯데건설이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서울 중심에 ‘랜드마크’를 추가할 가능성이 커졌다.
15일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롯데그룹은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22-1번지 일대에 있는 4만2312㎡ 규모의 롯데칠성음료 물류창고 부지에 초고층빌딩을 세우는 계획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와 서초구는 롯데칠성음료 부지에 높이 250m의 빌딩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을 마련했다.
최종 계획안은 서울시와 롯데그룹의 협의 내용을 반영해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가 확정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최종 계획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이 땅의 입지를 감안하면 고도제한에 맞춘 초고층빌딩이 들어설 가능성은 매우 높게 점쳐진다.
롯데칠성음료 부지는 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교대역 사이에 있는 ‘금싸라기’ 땅인 만큼 대규모 개발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부지 개발이 확정된다면 하 사장은 롯데건설의 초고층빌딩 시공능력을 한 단계 높일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초고층빌딩은 일반적으로 높이 150m 이상이거나 50층 이상으로 이뤄진 건물을 말한다.
롯데건설은 2014년 6월 베트남 하노이에 272m 높이의 롯데센터 하노이를 세운 것을 시작으로 초고층빌딩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아오고 있다.
2017년엔 국내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555m)를 준공했고 부산롯데타워(380m)도 시공사로 선정돼 착공 인허가 절차가 끝나면 공사에 착수한다.
롯데칠성음료 부지에 250m 높이의 빌딩까지 세우게 된다면 롯데건설이 향후 국내에서 초고층빌딩 3곳의 시공경험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국내 초고층빌딩 시공경험만 살펴본다면 해운대 엘시티(411m), 송도 포스코타워(308m), 여의도 파크원(333m) 등을 시공한 포스코건설만 롯데건설과 견줄 만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 사장은 국내 초고층빌딩에서 경험을 쌓아 해외 수주를 늘리는 데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주택사업 비중이 매우 높아 하 사장은 취임 때부터 해외사업 성장을 통해 다각화된 수익구조를 갖추는 데 공을 들여오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매출 5조3148억 원 가운데 57% 수준인 3조219억 원의 매출을 주택사업에서 거뒀다.
하 사장은 2017년 취임식 때부터 “주택사업에 매출이 편중된 점은 리스크 관리에 상당한 애로사항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안정적 양적 성장은 균형 잡힌 사업구조를 확립해야 이뤄나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초고층빌딩 분야는 랜드마크 시공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후속수주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꼽힌다.
롯데건설은 롯데월드타워를 세운 뒤 베트남에서 3500억 원 규모의 초고층빌딩을 수주하기도 했는데 초고층빌딩 시공 경험이 쌓일수록 해외수주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하 사장은 롯데월드타워 시공 과정 등에서 초고층빌딩 관련 인력을 외부에서 충분히 영입해 둔 만큼 사업을 확대하는 데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해외 엔지니어를 포함해 초고층빌딩 인력을 대거 외부에서 영입해뒀다”며 “향후 초고층빌딩 사업을 확대할 만한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