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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가 SK텔레콤의 현대HCN 인수전에서 완주할 이유 많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0-05-28 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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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유료방송시장에서 공격적 인수합병을 계속하고 있다.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법인이 출범한 지 채 두 달도 되지 않아 또 다시 케이블TV기업 인수전에 뛰어들며 미디어사업의 덩치를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194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정호</a>가 SK텔레콤의 현대HCN 인수전에서 완주할 이유 많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28일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SK텔레콤은 현대HCN 인수전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유료방송시장에서의 경쟁 상황, 최고경영자의 미디어사업부문 전략,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상장이슈 등을 생각할 때 인수에 따른 시너지가 경쟁 이통사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SK텔레콤은 실제 인수를 추진할 수 있는 여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은 현대HCN이 공개 매각절차를 진행하기 전부터 인수 의사를 지니고 현대HCN과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SK텔레콤은 티브로드를 인수하고도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이 3위로 내려앉았는데 현대HCN의 가입자를 확보하면 1위 사업자인 KT를 바짝 뒤쫓을 수 있게 된다.

박 사장은 유료방송사업의 강력한 대체재이자 경쟁자로 성장한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도 미디어사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강조하고 있다.

박 사장은 올해 3월 SK텔레콤 정기 주주총회에서 “유료방송 가입자 1천만 명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콘텐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자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통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규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019년 하반기 기준 SK브로드밴드 인터넷TV 가입자 509만 명과 티브로드 케이블TV 가입자 303만 명을 더해 모두 812만 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HCN 가입자 132만 명을 합치면 박 사장이 목표로 제시한 가입자 수 1천만 명을 달성하게 된다.

사실 가입자 확보를 통한 경쟁력 확보는 KT, LG유플러스 등 경쟁사업자들이 모두 노리는 부분으로 SK텔레콤만의 특별한 전략은 아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현재 점유율이 3위로 경쟁자들에 뒤쳐져 있는 상황인 만큼 가입자 확보가 더욱 절실하다. 

이에 더해 박 사장은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의 몸집을 키울 좀 더 직접적 필요성도 지니고 있다.

박 사장은 올해 1월 ‘2020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상장 우선순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SK브로드밴드가 준비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콕 찍어 말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당초 올해 안에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해 자회사 2곳 정도의 기업공개를 추진할 계획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일정이 연기됐다.

하지만 시장상황만 진정된다면 기업공개를 머뭇거릴 이유가 없기 때문에 그 사이 SK브로드밴드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의 상장은 박 사장의 숙원과제인 중간지주사 전환과도 연결돼 있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데 자회사 상장은 이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주요 수단이 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이 앞서 2019년 4월 케이블TV기업 티브로드를 인수했을 때도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이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은 SK텔레콤 미디어사업의 성장뿐 아니라 중간지주사 전환에도 의미가 있는 결정”이라고 바라봤다.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려면 각 사업부문이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SK텔레콤이 티브로드 인수로 미디어사업에서 효율적으로 크기를 키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의지와 필요성에 더해 SK텔레콤은 현대HCN 인수를 현실화할 수 있는 여력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로 자금사정이 넉넉지 않은 반면 SK텔레콤은 2019년 티브로드를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해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박 사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 “SK텔레콤은 무선통신(MNO)과 신사업(뉴 비즈·New Biz)를 두 성장엔진으로 삼아 명실상부한 정보통신기술 복합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2020년을 시장에서 SK텔레콤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이 티브로드에 이어 현대HCN까지 품에 안아 SK텔레콤 미디어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중간지주사 전환작업의 주춧돌을 하나 더 올릴지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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