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0-05-24 18: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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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가 중금속이 검출된 정수기와 관련해 고객당 100만 원의 손배배상을 지급하라는 고등법원의 판결을 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15부는 소비자 233명이 코웨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1심을 깨고 "정수기 대여·매매 계약을 맺은 원고들에게 1인당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 코웨이 로고.
코웨이는 2015년 판매한 정수기 일부 제품에서 니켈 도금이 떨어져 나온 점과 물에서 기준치 이상의 니켈이 검출된 사실을 알았으나 이를 감췄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사실이 2016년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코웨이 정수기 고객 233명은 1인당 3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번 재판에선 니켈이 함유된 물을 마시고 실제로 피해가 발생했느냐하는 점과 니켈 검출 사실을 감추고 한 계약이 정당했느냐 하는 점이 쟁점이 됐다.
2심 재판부는 먼저 코웨이가 니켈검출을 고지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부당한 계약으로 고객에서 손해를 입혔다고 봤다.
재판부는 "정수기에서 니켈 도금이 떨어져 나오고 자체검사 결과 물에서 니켈 성분이 검출된 사실은 코웨이가 품질을 보증한 정수기의 핵심적 본질적 기능과 설계상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코웨이는 소비자들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 계약을 해지하거나 교환할 수 있도록 조치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니켈 도금 박리 가능성을 알았다면 정수기 물을 마시지 않았을 것"이라며 "코웨이가 소비자들에게 고지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계약 유지에 관한 합리적이고 자유로운 의사 결정 기회를 박탈하는 무형의 손해를 입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물을 마시면서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소송을 낸 이들 가운데 코웨이와 직접 계약하지 않고 가족이 구매하거나 대여한 정수기를 사용한 6명에 대해서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애초 1심 재판부는 문제가 된 정수기 제품 대부분에서 니켈 박리 현상이 나타났다고 볼 수 없고 소비자들의 건강이 침해됐다고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원고 전부 패소 판결을 내리고 코웨이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