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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실용주의, 삼성 계열사 사옥 이전에 영향 미치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10-02 15: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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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주요 계열사들의 사옥이전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재용 시대’를 준비하며 계열사 합병 등 사업재편에 따라 공간이동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의 실용주의, 삼성 계열사 사옥 이전에 영향 미치나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그룹은 사옥이전과 관련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묘수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2일 “우면동 R&D센터가 10월 말 입주하게 되면서 디자인 쪽에서 쓰던 공간에 공실이 생기자 사옥이전을 둘러싼 이런 저런 얘기가 삼성그룹 안팎에서 나오는 것 같다”며 “주요 계열사 사옥이전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사옥이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곳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해 새롭게 출범했다.

삼성물산은 기존 건설과 상사부문 외에 옛 제일모직의 리조트와 건설, 패션부문까지 한 지붕 아래 네 가족이 살림을 꾸리고 있다. 삼성물산이 물리적 결합에 이어 화학적 결합까지 이루려면 관리부서 등 중복부서를 중심으로 조직 통폐합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현재 서초사옥에 있는 삼성물산이 옛 태평로 본사로 사옥을 이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태평로사옥은 삼성물산 임직원 전체를 수용하기에 공간이 협소하다. 삼성물산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직원만 8천 명이 넘는다.

삼성물산이 건설과 상사부문을 나눠 사옥을 옮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경우 건설부문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 삼성엔지니어링 R&D센터로, 상사부문은 태평로사옥에 입주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돈다.

삼성물산 내부에서 직원들은 출퇴근 문제가 걸린 사안인 만큼 사옥이전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옥이전과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며 “합병 이후에도 내부적으로 업무변화가 없고 이사 간다는 것 자체가 논의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삼성물산 사옥이전설은 삼성그룹이 최근 삼성생명 건물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힘을 얻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생명 건물을 매각할 의지가 있고 신한생명과 얘기 중이지만 검토 초기단계이고 싼값에 넘길 생각이 없는 만큼 성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건물은 6천억 원~7천억 원대의 대형 매물이다. 삼성그룹이 매각가를 낮추지 않는 한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다.

  이재용의 실용주의, 삼성 계열사 사옥 이전에 영향 미치나  
▲ 삼성생명 본사 건물.
삼성생명 건물이 매각되면 삼성화재를 제외한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서초사옥으로 집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서초사옥 A동의 경우 삼성생명 강남영업본부가 사용하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 사옥이전을 놓고 여러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건물은 삼성그룹에게 상징성이 크다. 삼성생명 건물은 전신인 동방생명 본사 사옥으로 1984년 완공됐다. 태평로 삼성 본관과 함께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상징적 건물이다.

삼성생명 건물의 매각추진이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 노선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전용기를 매각하고 필요할 경우 임대해 쓰기로 결정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사업재편이 이뤄지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공간 재배치 작업이 필연적으로 따르게 마련”이라며 “그러나 삼성물산이나 삼성생명 등 거대 계열사들의 인원이 워낙 많아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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