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사회적 가치와 기업의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공유가치창출(CSV)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공유가치창출(CSV)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2011년 제안한 개념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서 한발 더 나가 사회공헌과 기업의 이윤창출을 동시에 겨냥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곧 기업이 수익을 얻은 뒤 이를 바탕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활동 자체에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수익을 동시에 창출하는 쪽으로 활동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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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성 서울대 교수 |
삼성그룹 사장단들은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에서 조동성 서울대 명예교수의 '지본주의와 공유가치 창조'를 주제로 한 강연을 들었다.
조 교수는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화두가 경제민주화, 창조경제였다면 올해는 공유가치 창출이 화두"라며 "특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민들은 자기 목적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으로서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CSV는 기업의 가치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치와 사회가치를 함께 추구해 나가자는 것으로 새로운 한국적 자본주의이자, 세계에서 경쟁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CSV는 포터 교수가 제안했지만 사실은 이에 앞서 1926년 고 유일한 박사가 유한양행을 세우면서 도입한 개념이라고 조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CSV의 선도국인데 이제 선도국에서 모범국으로 거듭날 차례"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이제 소비자들로부터 품질이나 가격으로 경쟁력을 평가 받는 시대가 아니라 그 기업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도 평가받는 시대"라며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품질뿐 아니라 이미지를 만들고 이끌어가는 시대가 왔고 삼성그룹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문했다.
조 교수는 올해 말 처음으로 시상하는 '포터 상' 후보에 삼성그룹이 오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상은 산업정책연구원이 포터 교수의 이름을 따 만든 상으로 오는 12월에 첫 수상자를 내게 된다. 조 교수는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 예산배분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해 수상기업을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참석한 사장들이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했다"며 "삼성그룹 내부에서도 사회공헌활동을 어떻게 경영에 접목시킬지 등 CSV에 대해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며 "이런 연구가 서서히 결실을 맺어 하나둘씩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