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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매물 홍수, 인수합병 시장에 훈풍 불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9-25 09: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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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사 매물 홍수, 인수합병 시장에 훈풍 불까  
▲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건설사 인수합병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건설사들이 속속 주인을 찾고 있다.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건설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물로 나온 건설사들이 워낙 많은데다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도 불투명해 차별화된 장점을 갖추지 못한 건설사는 주인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폭넓게 존재한다.

◆ 주목받는 건설사 매물

25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 예비입찰에 6곳의 인수후보가 나서 실사를 진행하는 등 열기가 뜨겁다. 동부건설은 10월 중순 본입찰을 실시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동부건설 예비입찰에 삼라마이다스(SM)그룹과 중국계 건설사, 국내 건자재기업, 중소 시행사, 사모펀드 등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부건설 주가는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부영, 호반건설, 이랜드 등 인수후보로 거명되던 곳들이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았으나 중견건설사를 비롯해 해외 기업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매각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남광토건도 지난해 두차례나 매각에 실패했으나 이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데 성공했다. 남광토건은 11일 세운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인수금액은 300억 원이다.

남광토건은 지난해 5월과 9월 매각을 시도했으나 인수자의 채무부담이 커 매각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남광토건은 미확정 프로젝트 파이낸생 보증채무를 1조2천억 원에서 4천억 원대로 줄이는 등 인수자 부담을 낮추는 데 노력했다.

이런 노력 끝에 남광토건 본입찰에 3곳이 참여했고 새로운 주인을 찾기 일보 직전인 상황이다.

올해 들어 건설사 인수합병 시장은 나쁘지 않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쌍용건설이 1월 두바이투자청에 인수돼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쌍용건설은 2007년부터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7번이나 매각에 실패했는데 7전8기 끝에 매각에 성공했다.

건영(옛 LIG건설)은 현승이엔씨와 이랜드파크로 구성된 현승컨소시엄에 매각됐다. 건영은 LIG그룹에 인수되기 전에 사용하던 이름을 되찾았고 4년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동양건설도 3월 EG건설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정부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건설사 사면을 단행하고 부동산 경기 부양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등 건설사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호재다.

정부는 올해 재건축 연한을 단축하고 LTV와 DTI 규제 완화를 1년 연장하기로 하는 등 부동산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경계론도 만만찮아

하지만 건설사 인수합병 시장에 마냥 장밋빛 기대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침체로 건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주택시장에서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정점을 지났다는 관측도 나온다.

극동건설의 매각 실패는 시장에 경각심을 준다.

극동건설은 인수의향서 접수와 본입찰까지 무리없이 진행했으나 최종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실패했다. 최종 인수후보로 3곳이 꼽혔으나 보증금 납부 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건설사 매물 홍수, 인수합병 시장에 훈풍 불까  
▲ 봉명철 세운건설 회장.
일각에서 동부건설과 남광토건의 인수전 흥행이 특별한 경우라는 분석도 나온다.

동부건설은 센트레빌이라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주택시장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토목과 플랜트사업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로 건설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동부건설은 관급공사로 2조 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다”며 “영업능력도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다른 건설사들에 비하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남광토건의 경우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혀 새 주인을 찾는 데 유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광토건은 법정관리 속 지난해 자본잠식상태를 맞아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으나 올해 3월 자본잠식 해소를 증명하고 상장이 유지될 수 있었다.

남광토건을 인수하려는 세운건설은 시공능력평가순위 406위의 중소건설사지만 시평순위 70위의 금광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금광기업은 비상장사이지만 세운건설이 남광토건을 인수한 뒤 합병을 해 우회상장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그려볼 수 있다. 세운건설은 상장사인 남광토건의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기에도 쉽다.

인수합병 시장에서 STX건설과 성우종합건설, 우림건설, 극동건설 등이 연내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밖에도 경남기업, 삼부토건, 울트라건설, 남양건설 등이 법정관리 중이고 고려개발, 신동아건설, 삼호 등이 워크아웃 중에 있어 잠재적인 매물로 꼽힌다.

이 건설사의 매각 성사 가능성은 엇갈린다.

매물로 나온 다른 건설사들과 차별화된 장점이 없으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매각 적기인 올해를 넘기면 건설사들의 주인 찾기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건설경기를 견인한 주택시장의 경우 공급과잉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형편이다. 올해 들어 건설사들은 분양시장 호황에 따라 신규공급을 크게 늘렸다.

하지만 6월 미분양 아파트가 전월보다 21.1% 늘어나 3만4천 가구에 이르렀고 7월에도 소폭 줄기는 했으나 3만3천 가구로 두달 연속 3만 가구를 넘었다.

이런 공급과잉이 내년 부동산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폭넓게 존재한다. 또 가계대출 증가 부담으로 부동산담보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부동산 시장이 더욱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건설사들이 단순히 외형성장이나 사업확장 목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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