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이 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홍 회장은 경영실사 결과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가 드러나면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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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예금보험공사 국정감사에서 메모지를 바라보고 있다. |
홍기택 회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에 출석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조선3사에 대한 수주가 급격히 줄었다”며 “대우조선해양에 향후 발생할 우발적 사태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이런 사태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부실을 최초로 인지한 시점이 6월25일인데 대우조선해양은 5월27일까지 끊임없이 손실 발생이 없다고 했다”며 “허위보고라면 분식이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것이라면 무능력을 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회장은 “산업은행 출신의 대우조선해양 재무관리최고책임자(CFO)가 생산원가까지 철저히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삼정회계법인의 경영실사 결과가 9월 말 나오는데 만약 대우조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면 합당한 조치를 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재무지원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매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은 당장 매각을 추진할 경우 손실규모가 더 크게 늘어날 수 있어 현재 매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기업가치를 올린 후 매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은 LNG선과 특수선 분야에서 세계 1위의 조선사이기 때문에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분야 중심으로 충분히 살아날 수 있다”며 “유상증자나 대출 등을 통해 가능한 재무적 지원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홍 회장이 산업은행을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고 호되게 질타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홍 회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홍 회장이 2013년 4월 취임 이후 산은이 1조 원 이상의 적자를 냈고 BIS비율도 13.7%까지 떨어졌으며 기업 구조조정 작업도 매끄럽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홍 회장의 무능력과 직무태만이 드러난 만큼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회장은 “여러 측면에서 매끄럽지 못했던 게 사실이지만 2013년에 난 1조 원대 손실은 그동안 부실이 쌓인 것이 터졌을 뿐 내 책임이 아니다”며 “취임 당시 상황이 좋지 않아 더 이상 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으며 시장논리에 맞지 않는 구조조정 요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거부해 왔다”고 해명했다.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은 “홍 회장은 최선을 다했지만 한계가 있었다고 항변하고 있다”며 “산업은행 회장은 책임을 지는 자리지 항변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