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용(B2B) 식자재유통시장은 중소 식자재상인들이나 각 지역 연고의 식자재마트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대기업의 침투율이 낮다.
식자재유통시장이 과거 원물을 공급하던 구조에서 식품 전처리와 제조를 통한 반조리, 완조리 상품 공급으로 전환되면서 CJ프레시웨이를 비롯해 현대그린푸드, 아워홈, 신세계푸드 등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10% 안팎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로 자본력에서 불리한 중소형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 감소를 피하기 어려운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시장상황이 어려운 만큼 자본력과 시설을 갖춘 CJ프레시웨이이 경쟁력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최근 2~3년 동안 농산물 전처리기업, 소스제조기업 등의 인수부터 시작해 식품 제조설비와 물류분야에 대대적 투자를 지속하며 원물소싱을 통한 유통에 집중했던 사업구조를 바탕부터 바꿔놓았다.
또 식자재유통사업의 특성에 맞춰 수도권에 치중됐던 영업조직을 전국 각 지역으로 분산해 탄탄한 영업망을 구축했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경기 이천 센트럴키친공장 완공으로 사업 확장에 보탬이 될 강력한 ‘엔진’을 하나 더 갖추게 된다.
센트럴키친공장은 대량의 식재료를 전처리하거나 반조리, 완전조리 형태로 가공해 공급하는 중앙 집중식 조리시설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안에 센트럴키친공장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센트럴키친공장 준공으로 비용 절감과 생산, 업무 효율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이천 센트럴키친공장은 CJ프레시웨이가 처음으로 짓는 자체 생산공장으로 물류센터 등과 함께 CJ프레시웨이 사업 효율화를 이끌 핵심시설로 꼽힌다.
경쟁회사인 아워홈, 신세계푸드는 이미 센트럴키친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현대그린푸드, 삼성웰스토리 역시 센트럴키친공장 구축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만큼 공장 준공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 대표가 취임한 2016년 9월 뒤 성장세를 지속하며 2019년 국내 식자재유통기업으로서는 처음 매출 3조 원을 달성한 CJ프레시웨이가 경쟁력을 높여줄 무기를 하나 더 장착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식자재기업의 경쟁력은 차별화한 설비투자에 따른 상품 공급능력, 안정적 물류시설, 인건비 효율화가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수익이 크게 줄면서 CJ프레시웨이의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보릿고개를 버텨내려면 또 한 번의 '치열한 몸부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2019년의 성과는 수익성 확보와 매출 확대라는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며 “올해도 국내외 정세가 녹록치 않지만 전 임직원이 지체하지 않고 기대에 부응하는 의미있는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해가겠다”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는 사업기반 확충 과정에서 운전자본(일상적 기업운영에 필요한 자본) 증가, 정보통신(IT)부문 투자, 물류센터 증설 등으로 지출이 늘어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다.
2019년 12월 기준 CJ프레시웨이의 연결기준 부채는 8925억 원에 이른다. 2018년과 비교해 부채가 34.3% 늘었다. 부채비율도 2018년 263%에서 2019년 308.7%로 높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