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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의 탈리스만. |
르노의 ‘탈리스만’이 국내 중형세단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탈리스만은 작은 차를 주로 파는 르노가 취약점으로 꼽히던 고급차시장을 겨냥해 전 세계에 출시하는 모델이다.
한국의 르노삼성자동차가 개발을 주도한 만큼 한국에서 성공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탈리스만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다른 자동차회사들이 기존에 있던 차종의 신형 모델을 주로 선보인 반면 탈리스만은 처음 선보이는 신차이기 때문이다.
르노의 자회사인 한국의 르노삼성차는 탈리스만의 개발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르노 차량 가운데 한국인 디자이너가 처음부터 끝까지 디자인을 주도한 차는 탈리스만이 처음이다.
탈리스만은 올해 말 유럽에 먼저 출시된다.
르노삼성차는 2016년 상반기부터 탈리스만을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한국시장에 맞춰 디자인과 편의사양 등에 소폭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탈리스만은 ‘행운을 가져다주는 부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탈리스만의 전장이나 전폭, 전고는 르노삼성차의 SM5와 비슷하지만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축간거리(휠베이스)는 SM7과 같은 2810mm이다. 동급 차종에 비해 실내와 적재공간이 더 넓다.
르노는 탈리스만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로렌스 반 댄 애커 르노그룹 디자인총괄 부회장은 17일(현지시각)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화와 정서적 측면을 볼 때 탈리스만도 캡처(한국명 QM3)처럼 한국시장에서 잘 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애커 부회장은 “한국인은 언제나 새로운 기술로 앞서 가기 때문에 우리 르노에도 많은 혜택과 새로운 경험을 줬다”며 탈리스만 개발에 르노삼성차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
제롬 스톨 르노그룹 판매마케팅총괄 부회장도 15일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탈리스만은 한국 직원들이 디자인과 연구개발에 참여한 만큼 의미가 남다른 차”라며 “탈리스만은 유럽의 역사와 디자인, 문화를 가진 르노와 기술과 감성, 품질에 강한 한국의 르노삼성차가 힘을 합친 강력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적이고 최신기술이 탑재된 탈리스만이 한국 고객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롬 스톨 부회장은 2000년부터 2006년까지 6년 동안 르노삼성차의 초대 CEO를 지내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꼽힌다.
르노는 원래 SM5의 후속 모델로 탈리스만을 개발했다. 하지만 탈리스만이 나오고 국내에서 SM5가 단종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스톨 부회장은 “한국시장에서 SM5와 탈리스만 두 개 차종을 계속 가져가는 것이 옳은 것인지 고민 중”이라며 “한국 고객에게 SM5가 친숙하기 때문에 갑자기 단종하면 고객들이 실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탈리스만은 그동안 소형차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던 반면 중형차 이상 차급에서 독일차들에게 밀렸던 르노가 명예회복을 위해 내놓는 차량이다. 국내 분류에 따르면 중형 세단이지만 작은 차를 주로 만드는 르노가 출시한 세단 가운데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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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훈 르노삼성차 부사장. |
유럽지역을 총괄하는 스테판 뮬러 르노그룹 부회장은 “이전에 BMW와 폴크스바겐에도 있었는데 이들과 비교해 봐도 탈리스만이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르노는 한국에서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탈리스만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가솔린모델과 디젤모델 모두 출시되며 가솔린모델은 오히려 유럽보다 더 많은 종류가 출시된다.
뮬러 부회장은 한국시장에서 탈리스만의 성공 가능성을 묻자 “한국시장에서 D세그먼트(전장 4300~4700mm) 차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인기있는 시장이며, 한국에서 주력 자동차회사로 자리잡기 위해 이 시장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국내에서 중형세단으로 분류되는 차량은 현대차의 쏘나타와 기아차의 K5, 르노삼성차의 SM5, 한국GM의 쉐보레 말리부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쏘나타와 K5가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쏘나타와 K5 판매량은 올해 들어 8월까지 전체 중형세단 판매량의 80%를 차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